40년 만에 재출간하는 이광수 전집

입력 2019.05.17 03:00

춘원 70주기 맞아 전 작품 망라… 친일 원고도 수록, 明暗 재조명

춘원 이광수
/태학사

춘원 이광수(1892~1950) 문학을 오롯이 모은 정본(定本) 전집이 40년 만에 새로 출간된다. '춘원 연구학회'가 내년 춘원 70주기를 맞아 전 30여 권으로 완간할 '춘원 이광수 전집'(태학사). 그중 1차분 3권〈아래 사진〉이 최근 첫선을 보였다. 한국 근대문학 최초의 장편소설 '무정'을 선두로 '개척자'와 '허생전'이 함께 나왔다. 2017년부터 추진된 새 전집은 소설 25권 외에 시와 수필, 논설을 추가해 완간될 예정이다.

춘원 문학 전집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1979년 우신사가 낸 전집이 절판된 뒤 서점에서 사라졌다. 근대소설의 아버지였지만 친일 오점도 남겼기에 전집 복간에 선뜻 나선 출판사가 없었다. 하지만 40년 만에 전집이 부활하면서 춘원 문학의 명암(明暗)이 총체적으로 재조명되는 지평이 열렸다. 춘원 연구자들이 여러 판본을 대조해서 정본에 가장 가까운 텍스트를 만들었다. 새로 발굴한 자료와 신세대 연구자들의 참신한 해석도 곁들였다.

춘원연구학회장인 송현호 아주대 국문과 교수는 발간사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춘원은 민족의식을 일깨우고 문학적 쾌락을 제공하였다"고 평가하면서도 "해방 후 춘원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자신은 민족을 위해 친일을 했고, 자기희생을 했노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그러나 "춘원이 남긴 문학 유산을 친일이란 이름으로 폄하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문학 연구에 정치적 논리나 진영 논리가 개입하면 객관적 연구가 진척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집 발간 실무위원장인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새로운 전집에서는 기존 출판물에서 누락된 춘원의 작품은 물론, 친일 작품, 일본어로 쓴 대일 협력 글까지 빠짐없이 수록할 예정"이라며 "이광수의 진면목과 전체상을 가감 없이 살펴보게 하여, 그의 업적과 과오를 사실대로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 소설 '무정'에 대해서 방 교수는 "이 작품은 지금껏 근대화를 주창한 소설이라 많이 일컬어졌지만, 나아가 탈(脫)근대화가 필요함을 주장한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새 관점을 제시했다.

춘원의 두 번째 장편 '개척자'는 근대적 여성상을 제시했지만, 국문학계에서도 주목하지 않아 저평가돼 왔다. 정홍섭 아주대 교수는 주인공 여성이 '우선 딸이란 무엇인지, 아내란 무엇이요, 지아비란 무엇인지, 시집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하겠고, 무엇보다도 사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가리켜 "한국 소설에서 최초로 보이는 여성 독립선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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