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찻잔 재현에 숨겨진 이야기

입력 2019.05.16 12:59 | 수정 2019.05.16 13:39

고려 귀족들이 마시던 ‘단차’와 청자 차도구 되살려낸
한국 차 전문가 박동춘과 도예가 이명균
18일 보안여관 ‘여관페어 공예살롱’에서 대담

경기도 여주에서 ‘하빈요’를 운영하는 이명균 도예가가 재현한 찻잔과 주전자 등 청자 다구를 이용해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이 고려 귀족들이 마시던 단차를 우려 거품 내고 있다./조선일보DB
경기도 여주에서 ‘하빈요’를 운영하는 이명균 도예가가 재현한 찻잔과 주전자 등 청자 다구를 이용해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이 고려 귀족들이 마시던 단차를 우려 거품 내고 있다./조선일보DB
고려는 한국 차(茶)문화의 극성기였다. 왕실과 귀족층, 불교 사원, 관료 문인들의 애호와 경제력을 토대로 중국 송나라에 버금가는 독자적인 차문화를 형성했다. 왕실은 의례에 차를 올렸고, 왕이 직접 관료들에게 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고려는물론 한국 문화의 정수(精髓)로 꼽히는 고려청자는 이처럼 화려하게 꽃피운 고려의 차문화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은 "11~12세기 고려의 맑고 그윽한 비색(翡色)의 청자 다완은 찻잔의 극치미를 드러냈다"며 "청자 다완은 눈처럼 흰 다말(차 거품)이 돋보이도록 만든 것이며, 섬세한 다말이 부드럽게 입안으로 넘어가도록 고안된 과학적이고도 완벽한 다구(茶具)"라고 했다.

한국 차의 중흥조 초의선사의 다풍(茶風) 잇는 박 소장은 지난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도예가 이명균 하빈요 대표와 함께 고려시대 마시던 차와 다구를 재현했다. 그 과정과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가 오는 18일 오후 4~6시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마련된다. 보안여관에서 기획한 ‘여관페어 공예살롱’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공예살롱은 공예 작가와 전문가를 매칭해 현대 고예가들의 작업과 그 성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알아보는 대담 형식의 토크 프로그램이다.

단차를 빻아 가루 내는 데 사용하는 청자 맷돌./조선일보DB
단차를 빻아 가루 내는 데 사용하는 청자 맷돌./조선일보DB
박 소장에 따르면 고려 왕실과 귀족 등 엘리트들은 단차(團茶)를 즐겼다. 단차는 찻잎을 쪄서 절구로 찧고 갈아서 틀에 담아 작은 덩어리로 찍어내 말린 차다. 마실 때는 단차를 곱게 갈아 가루로 쳐낸 다음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거품(다말)을 내어 마셨다. 박 원장은 "고려 단차는 제다법(製茶法)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당대 다서(茶書)와 역사서, 중국 기록 등을 참고해 재현했다"고 했다. 18일 행사에서 단차 시음은 없지만 박 소장이 고려 단차와 재현 과정을 설명하고 단를 갈아 차를 우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명균 대표는 오랫동안 박 소장과 함께 고려시대 청자 다구 재현을 위해 애써오다가 지난해 고려청자 찻잔과 찻주전자, 맷돌 등을 지난해 완성했다. 이 대표는 "유약 표면에 균열이 가지 않은 11~12세기 순(純)청자의 맑고 깊은 비색을 표현하는데 가장 신경 썼다"며 "청자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b1942.com, (02)720-8409, artspacebo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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