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허리' 3040 취업, 19개월째 추락하고 있다

입력 2019.05.16 03:01

['소주성'의 그늘] 실업자의 비명
제조업, 4월 취업자 5만2000명↓ 3년새 일자리 18만개 사라져

4월 취업자 증가 폭이 석 달 만에 다시 2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1~4월 취업자는 작년보다 17만6000명 늘어 지난해(16만9000명)보다는 약간 나아졌지만, 지난 정부 5년간 1~4월에 늘어난 취업자 (36만6000명)에 비교하면 반 토막에 불과하다. 고용의 양(量)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고용의 질(質)이다. 혈세를 쏟아부어 만드는 단시간 공공 일자리를 제외하고 민간 일자리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제조업·건설업 일자리 감소, 30~40대에 직격탄

취업자 증감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정부가 만드는 공공 일자리 성격이 강한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2만7000명 늘어 전(全)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대표적인 민간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는 5만2000명 감소해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제조업 일자리가 가장 많았던 2016년과 비교하면 최근 3년 만에 제조업에서만 18만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취업자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만명 감소해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도·소매업과 사업시설관리업 취업자도 각각 7만6000명, 5만3000명 감소했다. 다만 최저임금 민감 업종 중 음식·숙박업은 2017년 6월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하다 최근 3개월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제조업과 건설업 일자리 상황이 계속 좋지 않은데, 특히 건설업에서 갑자기 3만명이나 취업자가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며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올해 건설업 취업자는 작년보다 10만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업과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연령대가 30~40대다. 30~40대 취업자는 2017년 10월 이후 19개월째 동반 감소하고 있고, 감소 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7년 10월에는 30대와 40대를 합쳐 취업자가 3만9000명 줄었는데, 올 4월에는 27만7000명 줄었다. 특히 40대는 인구가 1년 전보다 15만명 감소하는 동안 취업자가 18만7000명 줄었다. 인구 감소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40대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20대 취업난에는 공무원·공공기관 일자리 늘리기와 각종 고용 장려금으로, 60대 이상 취업난에는 쓰레기 줍기 같은 공공 일자리로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가정을 꾸려가야 할 30~40대 일자리 감소에는 별 대책이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5일 30~40대 일자리 감소에 대해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만 했다.

◇주휴수당 피해 단기 알바는 급증

주당 취업시간으로 볼 때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62만4000명 감소한 반면, 17시간 이하 취업자는 36만2000명 증가한 것을 봐도 일자리의 질이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주당 15시간 미만 취업자도 전년 동월 대비 23.4%나 증가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공공일자리 사업이 올해는 전년보다 10만명 정도 늘었고, 대학 재학 중인 청년 중 음식점 등에 단시간 아르바이트로 취업한 사람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인 등의 공공일자리 10만명을 빼면 올 4월 늘어난 취업자는 작년과 비슷한 7만명에 그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나쁜 일자리라도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그러나 나쁜 일자리만 잔뜩 늘려놓고 "고용의 양과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강변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많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입맛에 맞는 통계 몇 개만 늘어놓으며 일자리 상황이 좋아졌다고 강변하는 것은 '돌팔이'를 자처하는 것"이라며 "경제 상황을 솔직히 보여주고 더 노력하겠다고 하는 게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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