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표현" vs "진보매체에 먼저"…與野, '文노스' 공방

입력 2019.05.15 18:11 | 수정 2019.05.15 18:31

영화 '어벤져스'에 나온 악당을 文대통령에 빗대...與 "한국당이 '극우 일베' 용어 써"
한국당, "또 극우몰이...'文노스'는 1년前 '시사인' 만화에서 처음 나와"

여야가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한 악당 캐릭터를 문재인 대통령에 빗댄 '문(文)노스'라는 표현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최근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저지해 '문노스의 장갑'이 완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 절체절명의 책무"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민주당은 "'문노스'는 극우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공격했고, 한국당은 "진보 매체 연재만화에 처음 나온 표현"이라고 맞섰다.

영화 '어벤져스'에는 인류 멸망을 꾀하는 악당 '타노스'가 나온다. '타노스'는 힘있는 세력을 차례로 정복, 막강한 힘을 발휘케 해주는 '인피니티 스톤'을 하나씩 장갑에 끼워모은 뒤 더 커진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 한다. 극 중 설정에 따르면 타노스의 장갑은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장착해야 완전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런데 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행사에서 "영화 어벤져스에 '타노스의 장갑'이라는 게 있는데, 최근 '문노스의 장갑'이라는 패러디가 유행"이라며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저지해 '문노스의 장갑'이 완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 절체절명의 책무"라고 했다. 한국당은 그동안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이 통과되면 행정부가 사법부까지 사실상 좌우하게 돼 야권 탄압의 막강한 수단을 갖게 된다"고 해왔다. 나 원내대표는 장갑을 완성해 지구를 파멸시키려는 ‘타노스’를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여당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내고 "나 원내대표가 극우 사이트 일베에 돌아다니는 극단적 표현들을 차용했다"며 "'일베 즐겨찾기'를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 '일베 즐겨찾기'는 '한국당 사람들이 일베 사이트를 즐겨찾기 해놓고 쓴다'며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한국당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은 일베 정당이냐"며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반문특위', '좌파독재', '달창' 등 일반 국민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표현이 줄줄이 나오는지 의아했는데, 드디어 그 출처가 밝혀졌다"고도 했다.


시사인 2018년 5월 9일자 캡처
이에 맞서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권이) 입맛에 안 맞으면 '적폐몰이', 쓴 소리하면 '극우몰이'인가"라며 "'문노스'는 이미 1년 전 '시사인'에 연재된 만화에 등장하고 있다. 이후 SNS를 통해 유행처럼 확산됐고, '문노스'가 일베에 등장한 것도 이 만화가 그려진 이후의 일"이라고 했다. 만화가 '굽시니스트'가 2018년 4월 27일 만화 '이니피티 워(스포주의)'에 해당 캐릭터를 그렸고, 5월 9일 시사인 555호에 게재된 이후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 만화는 문 대통령이 그네스톤(박근혜 전 대통령), 엠비스톤(이명박 전 대통령), 거니스톤(이건희 삼성 회장), 안철스톤(안철수 전 의원), 저널리티스톤(언론), 으니스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아서 '이니 건틀렛'을 완성해 개혁을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여야는 표현의 의도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 측은 "민주당이 정부 정책을 비판한 나 원내대표 발언의 맥락을 생략하고 표현 하나를 꼬투리잡아 비판 자체를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명백하게 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제1야당 원내대표가 사용해놓고 한국당이 출처 운운하면서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했다.


시사인 2018년 5월 9일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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