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前 경찰총수 2명 구속 기로에 선 날 前검찰총장 등 檢고위직 4명 수사 착수

입력 2019.05.15 12:32 | 수정 2019.05.15 15:04

경찰이 15일 부하 검사의 공문서위조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혐의로 후배 검사에게 고발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개입 혐의로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를 두고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검·경이 전·현직 상대 수뇌부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상호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19일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접수한 고발장에 따라 김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선DB
경찰에 따르면 임 검사는 고발장을 통해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의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감찰이나 징계 없이 사건을 무마했다고 했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A검사는 2015년 12월 고소인이 제출한 고소장을 분실하자, 고소인으로부터 이전에 제출받은 다른 사건의 고소장을 복사했다. 이후 실무관을 시켜 고소장 표지를 만든 뒤, 도장을 임의로 찍는 등 고소장을 위조해 분실 사실을 숨겼다. 위조된 고소장으로 A검사는 사건 각하 처분을 내리고 상부 결재까지 받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고소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A검사는 2016년 6월 고소장 분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당시 부산지검은 A 검사가 고소장을 분실한 경위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사직서를 수리했다. 이후 부산지검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일자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뒤인 지난해 10월,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A 전 검사를 기소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임 검사는 지난달 19일 김 전 총장 등 검찰 고위 인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같은달 30일 지능범죄수사대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총장 등 4명을 직접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현재 고발인인 임 검사와 조사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마지막 검찰총장이다. 그는 2017년 5월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사표를 냈고, 이후 현 문무일 총장이 후임으로 임명됐다.

한편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했다. 강·이 전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회색 승합차를 함께 타고 법원 앞에 도착해 나란히 법정으로 향했다.

전 청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과 김상운 전 경북지방경찰청장(당시 경찰청 정보국장)도 이날 영장실질 심사에 출석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4월, 정보경찰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 여론과 선거 전략을 담은 문건을 만드는 등 불법으로 정치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