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롤러코스터 타더라도 방향은 같아야"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9.05.15 03:01 | 수정 2019.05.15 15:08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 기로에 선 세계: 구체적 해법을 찾아서]
    전문가들이 본 한미동맹·비핵화

    14일 개막한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한·미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우려를 표하며 좀 더 긴밀한 한·미 공조를 주문했다. 특히 '하노이 결렬' 이후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며 장기전에 들어간 북한에 맞서 한·미도 기존과 다른 '플랜 B'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협상 전면 중단' '초강도 제재 압박' '코피 터트리기(제한적 군사 조치)' 등 여러 방안이 제시됐다.

    ◇"'굿 이너프 딜' 하면 '배드 이너프 딜' 될 것"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특보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면서 "싱가포르·하노이 회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게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안으로 군사 조치, 제재·봉쇄 강화 그리고 북한의 모든 핵 시설 신고를 전제로 한 단계적 비핵화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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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열린 제10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북한 비핵화 방정식' 싱크탱크 회의에 한·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 박정현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김한권 국립외교원 책임교수, 미레야 솔리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이태경 기자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은 "미·북 협상이 미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거래)'에 그친다면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 위협에 노출된 한국엔 '배드 이너프 딜(충분히 나쁜 거래)'이 될 것"이라면서 "한·미 간 대북 정책을 일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비핵화가 유일한 선택이라고 느끼도록 경제 제재뿐 아니라 대북 심리전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 비핵화 협상은 미·중 문제와 엮여 있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 비핵화와 남북통일에 관여하는 미국의 의도를 의심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어느 시점에 비협조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이 지역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한·미·일 공조를 흔들고 있다"고 했다.

    ◇"삐걱거리는 한·미 동맹, 앞으로가 진짜 문제"

    미 중앙정보부(CIA) 출신인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일본 등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한 것은 한·미·일 공조를 분열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를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한·미·일 동맹 강화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글렌 후쿠시마 미 진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초계기·레이더 분쟁 등으로 한·일 갈등이 악화하는 건 북 비핵화 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일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트럼프 정부도 한·미·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한·미 양국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을 말할 때 안보 위주로 거론을 하는데, 그 외에도 양국 관계는 더 많은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는 "한·미 관계는 롤러코스터와 같아서 높이 올라갔다가도 떨어질 때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중요한 건 양국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라고 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한·미 동맹이 지금은 좋지만 앞으로 중국의 부상으로 흔들릴 수 있다"면서 "미·중 사이에 낀 한국엔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은 "미국은 현재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경도돼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을 것"이라면서 "문 정부가 비핵화 조치보다는 남북 경협, 대북 제재 완환·해제에 더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엇박자가 심해지면 이득을 보는 건 북한과 중국"이라면서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만이 자신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게끔 한·미가 일치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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