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땐 남학생, 중고등생땐 여학생이 더 '스마트폰 중독'

조선일보
  • 남정미 기자
    입력 2019.05.15 03:01

    유튜브·웹툰 등 여학생들도 즐길만한 콘텐츠 늘어난 탓
    여가부 조사 결과, 청소년 128만명 중 16% '중독 위험군'

    중학교 1학년 김모(14)양의 친구는 대부분 스마트폰 속에 있다. 김양은 주중에는 하루 평균 6시간, 주말에는 1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친구를 100명가량 사귀었다. 대부분 얼굴 한 번 못 본 사람이지만, 학교 친구들보다 더 많은 소식을 주고받는다. 해외에도 친구가 있다. 학교 친구들과는 사소한 말싸움 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가상 친구들은 언제나 '좋아요'를 눌러 준다. 점점 더 온라인 친구들에게 몰두하면서, 급우들과는 관계가 더 힘들어졌다.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뺏기지 않으려고 교사를 속이는 일까지 생겼다.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은 모바일 게임에 빠진 남학생이 심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중·고교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훨씬 의존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스마트폰 과도 의존 성향 청소년
    여성가족부가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전국적으로 초4, 중1, 고1 등 학령(學齡) 전환기 청소년 128만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습관 조사'에 따르면, 20만6102명(16%)이 인터넷·스마트폰 과(過)의존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여가부는 인터넷·스마트폰이 없을 때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겪고, 금단 현상을 보이며 전문 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위험 사용자군'으로 분류한다.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자기 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단계는 '주의 사용자군'이다. 위험 사용자군과 주의 사용자군을 합친 것이 과의존 위험군이다.

    과의존 위험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았다. 초등 4학년 남학생은 조사 대상의 16.3%(3만5312명)가 과의존 위험군이었다. 반면 여학생은 10.2%(2만1032명)만 과의존이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뒤바뀐 결과가 나왔다.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은 과의존 위험군이 초등학교 때와 거의 비슷한 수준(16.7%)이었지만, 중1 여학생은 2배 정도 늘어난 19.6%에 달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남학생은 더 감소(13.6%)하는데, 여학생들은 중학교 때와 비슷한 비율(19.5%)을 보였다.

    김성벽 여가부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은 "과거 조사에선 컴퓨터 게임 등을 많이 하는 남학생은 인터넷 의존이 높고, 대화 앱 등을 많이 쓰는 여학생은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게 일반적이었다"며 "최근 몇 년 사이 유튜브나 웹툰 등 여학생도 즐길 만한 콘텐츠가 다양하게 발달하면서 주로 게임만 하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인터넷 의존이 더 심해졌다"고 했다.

    실제 인터넷·스마트폰 의존 위험군을 성별로 처음 나눠 조사한 2014년에는 전 연령대에서 남학생의 인터넷 의존이 더 높게 나타났다. 2014년의 경우, 중1 남학생은 또래 여학생에 비해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이 1.58배 많았다. 고1에 들어서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1.47배 많았다.

    이런 기조는 2016년까지 이어지다 2017년 조사 때 처음으로 역전됐다. 중·고교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인터넷·스마트폰 모두 의존이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중1 여학생은 처음으로 또래 남학생보다 1.06배 인터넷 의존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1의 경우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17배 인터넷 의존이 심했다. 한국상담복지개발원 미디어중독예방부 김래선 상담부장은 "소셜미디어를 하는 여학생보다 모바일 게임을 하는 남학생이 더 문제라고들 생각하지만, 과도한 소셜미디어 몰입도 부작용이 크다"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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