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년간 나라 재설계, 더 속도내겠다"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19.05.14 03:04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 열어… 취임 3년차 첫마디도 '과거와 단절'
    소주성·대북정책 변함없이 추진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난 2년을 평가하고 향후 3년의 계획을 밝혔다. 취임 3년 차 들어 처음 주재한 수보(수석·보좌관)회의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을 '도전과 변화'로 규정하고 "이제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자"고 했다. 국정 기조의 수정·전환보다는 기존 정책의 '성과와 속도'를 강조했다. 야당에 대해선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비판했다. 최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관료 비판 발언을 의식한 듯 "모든 공직자가 열심히 잘해줬다"고도 했다.

    ◇自省 없는 평가와 포부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원로 간담회와 KBS 대담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기존 정책에 대한 자성(自省)보다는 '연속성'을 강조했다. 대북(對北) 정책, 소득 주도 성장 등 경제 정책, 노동·복지 정책 등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와는 거리를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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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취임 3년 차 첫 회의였던 이날 문 대통령은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갈 수 없다"며 야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 2년 변화를 주저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재설계하며 대전환을 추진했다"며 "낡은 패러다임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람 중심 경제로 바꿔왔다"고 말했다.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사회의 포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고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부작용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낡은 질서의 익숙함과 결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성장 잠재력 추락과 과잉 복지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문 대통령은 "선진국을 따라잡아 고도성장을 하던 추격형 경제" "다수 희생 위에 소수에 기회·혜택이 집중됐던 특권 경제"라는 말을 통해 '낡은 패러다임'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한반도 평화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며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는 꿈이 아닌 현실의 과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노이 미·북 협상 이후 달라진 북한의 태도, 최근 잇따른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대북 식량 지원 논의를 위한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평화가 정착되고 한반도 신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번영의 한반도는 우리의 희망"이라며 "정치권이 한배를 타길 기대한다"고 했다.

    남은 임기 3년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3년도 지난 2년의 도전과 변화 위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혁신적 포용국가와 신(新)한반도 체제를 통해 국민이 성장하는 시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다.

    ◇"낡은 이념 버리라" 야당 비판

    문 대통령은 회의 후반에 "정치권에 특별히 당부한다"며 야권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 "낡은 이념의 잣대를 그만 버려달라" "국민 혐오를 부추기는 극단적 분열의 정치" 같은 말을 했다. '이념 정치' '낡은 정치'는 과거 보수 정부 대통령들이 당시 야당을 향해 '국정의 발목을 잡지 말라'며 사용했던 표현이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현 여권이 집권했지만 여전히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 몸싸움과 최근 야당 정치인의 막말 논란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험한 말의 경쟁 대신, 품격 있는 정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도 했다.

    공직사회에 대해선 '당근과 채찍'을 모두 들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공직자가 열심히 잘해줬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 "정책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 "정책 홍보를 강화해달라"며 관료들에게 '성과' '속도' '홍보'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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