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수사, 정권 눈치 본 판단" 현직경찰이 공개 비판

조선일보
  • 임규민 기자
    입력 2019.05.14 03:01

    "잘나가는 민변 끌어들였는데도 검찰에 '보완 수사' 퇴짜 맞아"

    현직 경찰관이 손석희(63) JTBC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 '경찰 고위층의 정권 눈치 보기'라며 공개 비판했다. 손 대표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를 폭행하고, 이를 무마하고자 김씨에게 회삿돈으로 용역비를 지급하려 한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돼 수사를 받아왔다.

    충남 홍성경찰서 소속 이모 경위는 지난 12일 경찰 업무용 포털 사이트에 '검찰에 보기 좋게 퇴짜 맞은 경찰의 수사력'이라는 글을 실명(實名)으로 올렸다. 이 경위는 "경찰 수사의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려 외부에 자문할 상대가 민변 출신 변호사 외에는 없었느냐"며 "이런 사건 하나 자주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데, 수사권 가져온다고 또 민변에 물어보고 처리하지 말라는 보장이 있느냐"고 했다.

    경찰은 손 대표 사건의 법리 검토 회의를 하면서 민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외부 전문가로 불렀다. 이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 지지 법률 지원단에서 활동했고 영화사 소송을 전문으로 해왔다. 경찰은 회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손 대표에게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고 폭행 혐의만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 서부지검은 5월 말까지 보완 수사를 지시했다.

    이 경위는 글에서 "하위직에겐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하면서 정작 본인들(고위직)은 정권 눈치 보는 정치적 판단과 행동을 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경위는 또 2015년 서울 도심에서 불법 폭력 집회를 연 민노총 등을 상대로 경찰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취소한 것도 비판했다. 경찰은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민변 부회장을 지낸 유남영 변호사를 위원장에 임명했다. 이 위원회 권고에 따라 경찰은 작년 민노총을 상대로 냈던 소송을 취소했다.

    이 경위는 "완장 찬 민변에 의해 정의와 공권력이 불법에 백기 투항한 사건"이라며 "이 사건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손 대표 사건에 민변 출신 변호사가 경찰 앞마당에 똬리 틀고 들어앉아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했다"고 적었다.

    이 글은 13일 오후까지 1만명 넘는 경찰이 읽었다. "비판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댓글도 있었지만 "속 시원하다" 등 이 경위 주장에 동조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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