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거리에 있다"는 공유 전동 킥보드, 한시간 찾아 헤매도 안보여… 찾기 쉽지 않네

조선일보
  • 이혜운 기자
    입력 2019.05.11 03:01

    [아무튼 주말] 앱으로 직접 체험해보니

    서울 잠원동 한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공유 서비스 ‘씽씽’의 전동 킥보드. / 이혜운 기자
    '집 출발→(킥보드로 이동)→잠원역→(지하철로 이동)→광화문 도착.'

    이번 주 초 기자의 출근 계획이었다. 공유 킥보드 앱을 켜고 가장 가까운 킥보드를 검색했다. 집에서 걸어 5분 거리인 한 한증막 앞에 충전된 킥보드가 있다고 떴다. 그러나 표시된 장소에 가도 킥보드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앱을 켰다. 이번에는 건너편 아파트 단지 내에 킥보드가 있다고 떴다. 그러나 그곳에도 장비는 없었다. 아파트 단지 전체를 둘러보니 다른 업체의 킥보드가 하나 보였다. '이거라도 타자'는 생각에 핸들에 있는 'QR(빠른 응답) 코드'를 촬영하니 뜨는 메시지. "이미 다른 사람이 사용 중입니다." 그 옆으로 킥보드를 타는 청년 둘이 지나갔다.

    퇴근길 계획은 '광화문 출발→(버스로 이동)→현대고 도착→(킥보드로 이용)→집 도착'. 다행히 이번엔 현대고 근처에서 킥보드를 하나 발견했다. 헬멧을 쓰고 QR 코드를 찍은 다음 발로 밀어주니 '딸깍' 소리와 함께 주행 시작. 최대 시속 25km가 나왔다. 생각보다 빨랐지만, 차도에서 킥보드를 타기에는 무서웠다. 차도 옆에 자전거도로가 있지만, 현행법상 이용할 수 없다. 결국 포기하고 주차 표시가 된 곳에 반납했다.

    국내에도 전동 킥보드·자전거 같은 '라스트 마일(last mile) 모빌리티' 시장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마지막 1마일(약 1.6㎞). 버스·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 내린 뒤 집까지의 짧은 거리를 이어주는 이동 수단이라는 뜻이다. 현재 운행 중인 공유 전동 킥보드 업체는 고고씽·킥고잉·씽씽·윈드·플라워로드·스윙·알파카·디어 등 10여 개(시범 운행 포함)다. 운영 중인 킥보드는 2000대 정도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현재 연내 런칭을 목표로 준비하는 기업이 많아 연말이면 총 2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올 연말이 되면 3만~4만 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카카오 등 대기업도 전동 킥보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2022년 20만 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킥보드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특히 서울은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고 인구 밀도가 높으며 스마트폰이 생활화돼 있어 적합하다. 차가 막힐 때 자동차 옆으로 빠르게 이동 가능하다. 비슷한 도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유 킥보드 사업이 성공한 이유다.

    가격도 택시보다 저렴하다. 업체별로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처음 5~10분당 1000원, 추가 1분당 100원씩이 추가된다. 주차도 간단했다. 이용 가능한 지역에 주차하고 QR 코드를 다시 찍으면 반납이 완료된다. 그러나 아직은 개선할 점이 더 많아 보였다. 먼저, 주차 문제. 킥보드는 현행법상 원동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인도 내 주차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법에 걸리지 않는 곳에 잘 숨겨놔야 한다. 지도에 표시된 곳을 가봐도 킥보드를 찾기 힘든 이유다. 킥고잉 관계자는 "(반납자들이) 킥보드를 건물 안에 두거나 찾기 어려운 장소에 숨겨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도나 자전거도로가 아닌 차도로만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도 크다. 운행 시 면허증이 필요하고 헬멧도 착용해야 하지만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사고는 2016년 84건에서 지난해 233건으로 급증했다.

    지역적인 제한도 있다. '씽씽'은 강남권만 운행한다. 그나마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킥고잉도 강남·마포·잠실·판교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전동 킥보드 규정은 각각 다르다. 미국·프랑스 등의 일부 지역에서는 인도 주행이 가능하다. 덴마크·일본 등은 자전거도로로 다닐 수 있다.

    국내도 전동 킥보드 활성화를 위해 현행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전동 킥보드의 ▲자전거도로 통행 허용 ▲운전면허 규제 완화 ▲거치 공간 확보 등에 합의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법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공유 전동 킥보드는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150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폭풍 성장 중"이라며 "킥보드가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안전 문제, 거리 미관 문제 등과 함께 사용자 편의를 위한 예약 기능 보완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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