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탄도미사일이라는데… 與국방위원장은 "아직 분석 필요"

입력 2019.05.10 13:15 | 수정 2019.05.10 15:47

美 국방부는 "탄도미사일" 성명 발표했는데…고도·저각도 감안해 면밀한 분석 필요
7일에도 "北이 4일 쏜 발사체, 단거리 미사일 아닐 가능성 크다" 주장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결의 위반…안규백 "섣부른 판단으로 상황 악화 주의해야"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10일 북한이 전날 평안북도 구성에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탄도 미사일로 규정하고 있지만, 고도가 낮은 점을 감안할 때 더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밤 KBS대담에서 "일단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다"고 했고, 미 국방부가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안규백(오른쪽) 국회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 보고를 위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 일행을 만나 보고를 받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안규백(오른쪽) 국회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 보고를 위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 일행을 만나 보고를 받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9년 6월 결의안 1874호를 통해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행위'를 금지했다. 이 결의는 중장거리 미사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해당 결의안에는 (거리) 제한이 없는 만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행태는 잘못된 것이 분명하지만, 섣부른 판단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한국시각)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9일 발사한 발사체는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로, 300㎞(185마일) 이상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 각도'를 근거로 탄도미사일로 판단 내리는 데는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발사체의) 형태와 이동식발사차량(TEL)으로 봐서는 그렇게 보여지지만, (미사일이) 저각도로 날아갔고 또 거리상 미국에서 식별이 쉽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본 것과 차이가 있다"며 "더 정밀한 분석을 내놔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날 발사한 미사일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이 미사일이 어떤 미사일인지, 또 이스칸데르급인지 부분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면밀하게 분석해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발사체가 북한판 이스칸데르인지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합참이 지금 분석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4일 발사체에 대해 아직 분석 중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질문에 그는 "날아가는 유형 자체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며 "우리가 보는 각도와 미국이 보는 각도가 상이하다. 한·미가 정밀한 분석을 내기 위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7일에는 북한이 지난 4일 쏜 미사일과 관련한 국방부와 합참의 보고를 받은 뒤 "단거리 미사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당시 "보통 단거리 미사일은 사거리가 1000㎞ 이내인데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것은 사거리가 200㎞ 언저리였다" "전략무기였다면 전략군 사령관이 참석한 상태에서 발사했을 텐데 포병국장이 대신 참석했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논란이 되자 "다수의 발사체 가운데 일부를 단거리 미사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안 위원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4일 발사체의 고도와 사거리가 러시아산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범주 안에 들어가고, 스커드급(사거리 300~700㎞) 이하 미사일은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이 맡기 때문에 포병국장이 참석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9일 미사일 추정 발사 때도 포병국장이 김정은을 영접했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합참은 전날 구성에서 쏜 미사일의 고도를 당초 50㎞로 발표했으나, 이날은 40여㎞로 수정했다. 안 위원장은 "9일 동해상으로 총 2발의 발사체가 발사됐는데 고도 40여㎞에 사거리가 각각 420㎞와 270㎞로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 발사된 무기의 종류와 관련해서도 안 위원장은 "240㎜ 방사포와 지난 99절 열병식 때 보여준 신형 자주포 사격도 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5일 전과 동일하게 3종의 방사포·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군이 사전에 인지했는지에 대해 안 위원장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어느 상황이든 북한 전역을 항상 정찰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발사가 미리 계획된 것인지에 관해서는 "(북한은) 지난 4일 발사는 동부전선 훈련이었고 이번 발사는 서부전선에서 화력 타격훈련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을 종합하면 미리 계획된 훈련이라는 추정을 해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발사할 것인가에 대해선 "지난 발사 이후 닷새 만에 이런 행위를 반복하는 최근의 행태로 미루어 볼 때 후속 발사가 없을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합참은 안 위원장에게 '특이동향은 이후 식별되고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

잇단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안 위원장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대남·대미·대내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에 대해서는 대북제재 반발과 새로운 길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고, 우리에 대해서는 한미연합연습이나 F-35 등 전력 보강에 대한 반발 등으로 보인다"며 "대내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위한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일련의 행위는 9·19 군사 합의를 명시적으로 위반한 것이라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남북 간 군사적 긴장 해소 목적으로 한 합의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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