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격차는 역대 최저, 자영업은 가슴 아파"

조선일보
  • 이민석 기자
    입력 2019.05.10 03:02

    [文대통령 2주년 대담] 경제 분야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정부 출범 2주년 특집 대담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1분위와 5분위 노동자 사이 임금 격차가 역대 최저로 줄었고, 임금 노동자 가구 소득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했고, "가구 소득이 크게 높아졌다"고도 했다. 또 "상당한 고(高)성장 국가가 됐다"며 연이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거시적 (경제) 성공은 인정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다섯 달 연속 수출 감소, 빈부 격차 역대 최악 기록 등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경제계에선 문 대통령이 낙관적인 인식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경제·노동정책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경제·노동정책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해 "고용 시장 바깥에 있는 자영업자라든지 이런 분들을 함께 가져가지 못한 것이 참 가슴 아프다"고는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적어도 고용 시장 안에 들어와 있는 분들의 급여나 이런 부분은 굉장히 좋아졌다"고 했다. 또 "저소득 노동자 비중이 역대 최고로 낮아졌다"며 기존 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5분위(상위 20%)의 평균 임금은 1분위(하위 20%) 평균 임금의 4.67배를 기록했다. 이 배율이 5배 이하가 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그러나 통계청이 조사하는 가구 소득 통계로는 작년 5분위 가구 총소득이 1분위의 13배에 달할 만큼 빈부 격차가 커졌다. 유리한 통계만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3%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해 "걱정되는 대목"이라며 "우리 목표는 적어도 (전년 대비) 2.5~2.6%로 앞으로 만회해야 한다"고 했다.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해당하는 2% 중·후반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작년에 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7번째로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의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며 "한국 경제가 거시적으로 크게 성공했고, G20 국가 중에는 고성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의 작년 성장률은 2.7%로 선진국 클럽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36개 회원국 중에서 성장률 순위가 18위에 그쳤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맘에 드는 수치만 골라서 얘기한 것이다. OECD 성장률 18위는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3월에는 저성장 원인이던 수출 부진, 투자 부진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 좋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3월 수출은 전년 대비 -8.2%를 기록하면서 2월(-11.4%)보다는 나은 수치지만 여전히 전년보다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청년 실업률은 아주 낮아졌다"며 2월과 3월 청년 실업률이 낮아진 것을 언급했다. 3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8%로 전년보다는 0.8%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10%를 넘는 높은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최근 만난 데 대해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133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해서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며 "그렇게 투자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대기업·중소기업·벤처기업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분법적으로 보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이 재벌을 만나면 친(親)재벌이 되고, 노동자를 만나면 친노동이 되느냐"며 "재판은 재판,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인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에 불만을 제기하는 좌파 진영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최저임금) 결정 권한이 정부나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최저임금위원회가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이어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대선 공약에 얽매여 무조건 올리기보다 우리 사회와 경제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적정선을 찾아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긍정적 작용이 많은 한편 부담을 주는 것이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최저임금위원회가 적정선을 판단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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