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2시간 전에도… 靑은 '평화, 일상이 되다' 글

조선일보
  • 이민석 기자
    입력 2019.05.10 03:02

    미사일 인정했지만 NSC 안열어
    통일부는 오전 "식량지원 추진"

    북한의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가 도발로 문재인 대통령의 추진하려던 대북(對北) 구상도 줄줄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게 '대북 식량 지원'이다.

    이날 오전 통일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을 추진하겠다"며 북한 식량 지원을 공식화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과 비공개 당정(黨政) 협의를 갖고 내년도 예산 편성 시 남북협력기금을 올해보다 약 40%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통일부 안팎에서는 "과거 대북 식량 지원 용도로 사용된 남북협력기금을 대폭 증액시키려 한 것"이라며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이 통일부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란 말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 4일 북한이 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식량 지원을 통해 남북 대화를 복원하고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오후 다시 기습 도발을 하면서 이 같은 구상은 바로 추진하기가 어려워졌다. 4차 남북 정상회담,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정부가 그간 남북 대화의 주요 성과로 내세웠던 '9·19 남북 군사 합의' 또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무색해졌다.

    청와대도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페이스북에 '평화, 일상이 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와대는 "평화가 일상이 되고, 평화가 경제가 되기 위해 정부는 2년 동안 어떤 일을 했을까"라며 "11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을 세 차례 갖고, 남북 총 833명의 가족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그런데 2시간30분 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청와대 페이스북 글을 무색하게 했다.

    청와대는 통상 목요일 오후 4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고 국가정보원장,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왔다. 이날 회의는 오후 3시에 시작돼 북한 도발 전에 끝났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방부와 합참 등과 화상 회의를 통해 상황을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처럼 이번에도 NSC 소집은 하지 않은 것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사안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3시간20여분이 지난 오후 7시 50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매우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는 지난 4일 북한 도발 당시에도 "북한 행위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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