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성공한 사업가’라던 트럼프, 10년간 1조원 이상 사업 손실”

입력 2019.05.08 11:51

스스로를 ‘자수성가한 부동산 사업가’로 묘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실 대부분 사업에서 적자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1985년~1994년 미 국세청(IRS) 소득 신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기간 트럼프 대통령 사업은 10억달러(약 1조1720억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40년 전례를 깨고 대통령 후보였을 때는 물론 대통령으로서도 처음으로 소득 신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7년 출간한 책 ‘트럼프:거래의 기술’에서 자신을 전설적인 사업가로 묘사했다. 그는 1987년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내 또래에서 더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에게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사업가’ 이미지를 내세워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지만 실제론 ‘적자 투성이’ 였던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19년 5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1985년~1994년 미 국세청(IRS) 소득 신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캡쳐
NYT가 입수한 소득 신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85년~1994년까지 10년간 매년 적자를 보면서 총 11억7000만달러(약 1조37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년 중 8년은 소득세 납부를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돈을 잃었다.

1985년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사업인 카지노·호텔·아파트 소매업에서 4610만달러(약 540억원)의 손실을 보고했다. 특히 1900년과 1991년에는 핵심 사업에서 매년 2억5000만달러(약 2930억원) 이상 손실을 봤다. 이는 IRS가 매년 선정하는 최상위 고소득자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2위보다도 배 이상 돈을 잃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가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소득 신고서와 관련, 대통령 측 변호인인 찰스 J 하더는 "(세금 정보는) 증언할 수 없을 정도로 허위다. 30년 전 대통령의 세금 환급과 사업에 관한 이 문서는 매우 부정확하다"고 했다. 이에 IRS의 전직 연구·분석·통계 책임자인 마크 J 마주르는 하더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소득 신고서를 만드는 데 사용된 정보는 수십 년간 품질 관리를 거쳤으며 경제 동향을 분석하고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이용돼 왔다"고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제목인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비꼬아 ‘손실의 기술(The Art of Losing Money)’이라는 소제목을 붙여 트럼프 대통령이 10년간 어떻게 돈을 잃었는지 자세하게 기술했다.

1985년 트럼프 대통령은 카지노(3억5180만달러)·맨해튼 호텔(800만달러)·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1000만달러)·뉴욕 병원(6000만달러)·맨해튼 웨스트사이드 철도 부지(8500만달러) 등을 사들이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때를 두고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정상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처음으로 미 경제매체 포브스 선정 가장 부유한 미국인 순위에서 아버지와는 별개로 독자적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입수한 IRS 기록을 보면 이때 사들인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이 트럼프 대통령을 하락하게 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때 연간 철도 부지 비용은 1870만달러(약 218억원)로 치솟았고 마러라고 리조트는 10년간 수익성 나는 클럽으로 개조되지 못했다. 뉴욕 병원 부지에 세운 아파트는 분양되지 않았고 그가 당시 추진했던 주거 프로젝트는 수년째 중단됐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타워·카지노·호텔·아파트·요트 등을 끊임없이 사들였지만 반짝 이익을 얻었을 뿐, 계속해서 손실이 났다. 그가 "재정 상태가 좋다"고 말한 1990년에는 조정 후 총소득(AGI·법정 비용과 손실을 공제한 후의 소득)은 4억달러(약 4670억원) 손실을 보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2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억만장자 생활을 계속 영위하고 재기하기 위해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재산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0월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아버지 프레드에게서 수십 년에 걸쳐 최소 4억1300만달러(약 4830억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의 재정 상황이 극한으로 치달았을 무렵인 1990년에도 프레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돈을 줘 빚을 직접 갚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버지 프레드는 서류상에서 트럼프를 자신의 회사 직원, 부동산 관리인, 건물 임대주 등으로 다양하게 둔갑시켜 아들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 1987년 트럼프 대통령이 부친에게 진 빚이 1100만달러(약 128억원)로 늘자 이들 부자(父子)가 편법을 사용해 증여세와 소득세 납부를 피한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NYT는 기사에서 "그(프레드)의 자녀들은 10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재산을 물려받으면서 불과 5220만달러(약 610억원)의 세금만 냈다고"고 지적했다. 당시 증여·상속세율 기준으로 10억달러의 재산을 상속받으면 5억5000만달러(약 6430억원) 상당의 세금을 내야한다.

다만 NYT가 입수한 소득 신고서는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 보고서와 연관된 내용은 아니다. 뮬러 보고서가 나온 후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3∼2018년 치 세금 환급과 기타 금융 정보에 관한 접근권을 첨예하게 다퉜다. 미 재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납부 자료를 의회에 제출하라는 민주당의 요구를 지난 6일 거부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