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종결한 사건, 검찰이 구제? 차라리 로또 사라"

조선일보
입력 2019.05.07 03:00

평검사가 수사권 조정안 비판글
"경찰 기록만 보고 문제점 파악? 맨눈으로 대장암 찾아내란 셈"

평검사가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정부·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실현되면 경찰 수사의 문제점이 검찰 단계에서 걸러지기가 '로또 당첨' 확률보다 낮다는 취지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의정부지검 송모 검사는 6일 검찰 내부 온라인망을 통해 "(조정안대로라면) 검찰은 서민 사기·폭행 사건은 수사할 수 없다"며 "(이런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경찰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사건은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그대로 종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사자가 이의제기를 해도) 검사가 (조정안에 적힌) 60일간 사건을 검토해 잘못을 밝힐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 그보다는 차라리 로또를 사라"고 했다. 송 검사는 "(경찰) 기록만 보고 (경찰) 수사가 올바른지 알아내라는 것은 '맨눈으로 대장암을 찾아내라'는 주장처럼 허무맹랑하다"고도 했다.

현재 모든 사건은 검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고 있다. 검사가 기록 검토와 관련자 소환 등을 토대로 수사한 뒤 사건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길지(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그래서 경찰도 사건 기록을 검사에게 송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패스트트랙을 탄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끝난다. '죄가 된다, 안 된다'는 대부분의 판단을 경찰이 하게 된다는 뜻이다. 조정안에는 사건 당사자가 경찰 수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 검찰이 이 사건을 60일간 검토하게 돼 있지만, 이 경우에도 검사는 경찰 기록만 볼 수 있다. 경찰 생각이 담긴 서류만 보고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알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송 검사는 '로또 당첨' '맨눈으로 대장암 찾기'로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에는 검사가 사건을 3개월 이내에 수사하게 돼 있다. 검찰이 수사가 끝난 경찰 사건을 60일간 검토할 수 있게 한 조정안 내용은 합리적"이라며 "검찰이 검토 후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경찰 통제 장치는 충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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