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장 의혹' 제보자 잡으려, 직원 10여명 집중 감찰

조선일보
입력 2019.05.07 03:00

靑경호처, 150여명 통화내역 제출 받은 후 일부 교우관계 조사
연락하는 기자 있는지, 자주 통화한 번호 상대는 누군지 물어봐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 관련 의혹이 보도되자 직원 150여명에게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던 청와대 경호처가 최근 10여명을 용의 선상에 올리고 이들의 교우 관계 등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제보자 색출 작업'이 한 달 가까이 진행되자 일부 경호처 직원은 사생활 유출을 우려해 휴대전화를 교체하기도 했다.

경호처는 주 처장이 부하 직원을 가사 도우미로 썼다는 언론 보도 직후인 지난달 중순, 직원 490여명 가운데 150여명으로부터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문자메시지 기록을 제출받았다. 당시 통신 기록을 조회하려는 경호처 직원들 때문에 청와대 주변 통신사 지점은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해당 기록에는 직원이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각, 상대방 전화번호만 나온다. 통화 상대방의 이름이나 신분은 알 수 없다.

경호처 내 감찰 부서는 통화 내역을 제출한 사람 중 10여명을 상대로 평소 연락하거나 친분이 있는 언론인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 연락하는 번호의 상대가 누군지를 포함해 개인적 인간관계까지 묻고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을 여러 번 불러 조사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는 직원들이 입사 때 '내부 정보 유출에 따라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조사할 수 있다'는 보안서약서에 서명한 만큼 감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조사와 관련해 업무 배제 등의 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관계자는 "감찰 부서 직원들도 정확한 정보 노출 선(線)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른 경호처 직원은 "보안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직원들의 인간관계까지 들춰보는 것은 심한 것 같다"고 했다. 20여 일째 감찰이 계속되자 경호처 직원 가운데는 쓰던 휴대전화를 버리고 새로 산 사람도 있다고 한다. 본인이 언론 제보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감찰 과정에서 개인 정보를 드러내기 싫다는 이유다.

경호처는 직원들을 상대로 '특별 교양'도 수시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 단위로 하는 일종의 정신교육이다. "경호관은 보안 준수 의무가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경호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경호처는 정기적으로 이런 교육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수시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경호처 관계자는 "할 일은 많은데 교양까지 받아야 하니 진이 빠진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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