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국가 앞날에 대한 심각한 우려"...학계 첫 반대 성명 나오나

입력 2019.05.06 19:23 | 수정 2019.05.07 11:43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한국형사소송법학회(회장 이상원)가 우려의 뜻을 담은 성명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학계에서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집단적인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방문한 민갑룡(왼쪽) 경찰청장을 문무일 검찰총장이 문 앞까지 배웅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50분 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조인원 기자
한국형소법학회 등에 따르면, 학회는 최근 이상원 회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을 중심으로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수사권 조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 위해 회원들을 상대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학회가 낸 성명서 초안에는 이번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4가지를 지적했다. 학회는 먼저 ‘절차적 정당성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회는 성명서 초안에서 "현재 논의되는 내용은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형사사법제도에) 근본적인 변혁을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관련 기관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바탕 위에서 입법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그 절차가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런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는 두 분야의 특정 법안을 함께 묶어 패스트트랙으로 가져가는 것은 국가의 근간인 형사사법제도를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의 1차적 수사 종결권에는 반대의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기소뿐만 아니라 불기소 역시 사법적 결정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서 "검사가 준사법기관으로서 수사종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탄핵주의 형사소송구조에서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에게 불송치결정이라는 일종의 불기소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사법절차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종결권은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한다는 수사권 조정의 목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고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학회는 이 외에도 "검찰의 직접수사권의 제한이나 범위 설정에 관한 논의는 반드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관한 논의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함께 강구해야한다고 했다. 또 수사권 남용에 대한 통제방안을 촉구하면서 "수사권이 어느 기관에게 있든 그 수사권과 각 기관 수사권의 총량이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통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했다.

학회는 "우리의 입장은 형사소송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들의 입장에서 수사권조정이 형사절차의 본질을 훼손하고 원래의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염려하는 진심에서 나오는 호소일 뿐"이라며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검찰개혁이 온전하게 이루어지기를 절실하게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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