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에 "민주주의 원리에 반해" 반발

입력 2019.05.01 15:57 | 수정 2019.05.01 16:24

문무일 검찰총장은 1일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등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데 대해 "민주주의의 원리에 반한다"며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무일 검찰총장./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연합뉴스
해외 출장 중인 문 총장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면서"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했다.

문 총장은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해 국민의 기본권이 더욱 보호되는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문 총장이) 법안 내용 가운데 핵심적으로 지적해야 할 부분에 대해 포괄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논의를 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지난달 29일 밤 11시54분쯤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공수처 설치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권한을 갖게 된다. 수사 대상은 대통령 친·인척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 7000여 명이 될 전망이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을 고위공직자의 ‘부패행위’에 한정하고,기소여부를 결정하는 ‘기소심의위원회’ 별도 설치를 골자로 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법안도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현직 검찰총장이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내면서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이전에도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은 줄이되,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다만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문 총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만·키르기스스탄·에콰도르 대검찰청과 우즈베키스탄 대검찰청 및 내무부를 방문한 뒤 9일 귀국한다. 문 총장은 귀국 이후 좀 더 구체적인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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