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라톤 클럽·주한 필리핀인 모임도 참가

입력 2019.04.29 03:00

[2019 서울하프마라톤] 42개국 외국인들 함께 뛰어… 유모차 밀며 뛴 주부도 눈길

2019 서울하프마라톤에는 올해도 다양한 국적의 러너들이 봄날의 도심을 질주했다. 42국 410명의 외국인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2010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토목 기사로 일하는 에르윈 라자로(39)씨와 아내 베르나데트(36)씨는 주한 필리핀 동포들의 스포츠 모임 '베시(Beshie) 필리피나스' 회원 26명과 함께 참가해 전원 완주에 성공했다. '베시'는 '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절친)'의 필리핀식 은어다. 2017년 5월 서울 글로벌센터 무료 한국어 수업에서 만난 10명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에르윈씨는 "필리핀 사람들끼리 함께 땀 흘리면서 외로운 타향살이를 이겨내게 됐다"며 "오늘 뒤풀이에서 필리핀식 잡채 판싯(pancit)을 안주 삼아 막걸리 파티를 열 것"이라고 했다.

2019 서울하프마라톤이 열린 28일 광화문광장에서 주한 필리핀인들의 스포츠 모임 ‘베시 필리피나스’ 회원들이 출발 직전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2019 서울하프마라톤이 열린 28일 광화문광장에서 주한 필리핀인들의 스포츠 모임 ‘베시 필리피나스’ 회원들이 출발 직전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이태경 기자
서울하프마라톤 때문에 대한해협을 건너온 이들도 있다. 일본 오사카 근교 아마가사키(尼崎) 지역 마라톤 클럽 회원 7명이다. 이들은 한국의 '일산 호수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달렸다. 두 단체는 일본 영사관에서 근무한 적 있는 정성옥 전 일산 마라톤 클럽 회장이 지난 2003년 "한·일 간 소통을 위해 양국 마라톤 클럽이 교류하면 어떻겠냐"고 제의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양 클럽 회원들이 한 해엔 한국, 다음 해엔 일본에서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17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10㎞ 코스를 완주한 후카다 고지(72) 전 아마가사키 마라톤 클럽 회장은 "비록 양국 정부가 민감한 외교 문제로 마찰을 겪고 있지만, 민간인끼리 스포츠를 통해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돌배기 아들과 함께 서울하프마라톤 10㎞ 코스를 완주한 윤수정씨.
돌배기 아들과 함께 서울하프마라톤 10㎞ 코스를 완주한 윤수정씨. /이태경 기자

이날 출발 장소인 광화문 광장엔 주부 윤수정(31)씨가 11개월 아들 최이선군(13.5㎏)을 유모차에 태우고 나타나 러너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참가자들은 "아기가 정말 예쁘다" "대회 최연소 참가자다"라며 유모차에 탄 아기를 보고 웃었다. 출산 후 체력 회복을 위해 학창 시절 즐기던 마라톤을 다시 시작했다는 윤씨는 이번이 아기와 함께 완주한 네 번째 '유모차 마라톤'이었다.

10㎞ 코스를 완주한 윤씨는 "아기가 울 것을 대비해 분유, 쌀과자, 장난감을 잔뜩 챙겨 왔는데, 울지도 않고 경치를 구경하며 잘 있어줘 고맙다"며 "나중에 아기가 크면 함께 마라톤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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