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거짓증언 논란' 윤지오에 숙박비 900만원 대줬다

조선일보
입력 2019.04.29 01:30

서울 강남 등 호텔에서 약 40일 체류… 사설 경호원 방값도 내줘
경찰 내부서도 "신변위협 실체 불분명, 여론 떠밀려 과도한 조치"

윤지오씨

고(故) 장자연씨의 옛 소속사 동료인 윤지오(32·사진)씨 주장의 신빙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윤씨가 2009년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윤씨는 "엄마 간병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한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자 윤씨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미디어는 창피하다"며 "앞으로는 해외 언론과 인터뷰할 것이고, UN(국제연합), CNN과 접촉하겠다"고 했다.

윤씨는 출국할 때까지 약 40일 동안 '증인 신변 보호' 명목으로 경찰의 보호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윤씨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머문 호텔 숙박비 900여만원을 대준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법무부 범죄 피해자 보호 기금에서 지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윤씨 주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찰이 윤씨를 감싸는 여당 국회의원과 여론에 떠밀려 과잉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 따라 피해자나 증인이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危害)를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임시 숙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관례상 지원 기간은 5일, 하루 숙박비는 9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3년 범죄 피해자 1인당 임시 숙소 사용일은 1.6일이었다.

윤씨는 서울 강남 등지의 호텔 3곳에 묵었다. 그때마다 방 2개를 사용했다. 방 하나는 본인이 묵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고용한 남자 사설 경호원이 머물렀다.

윤씨는 캐나다에 머물다 작년 11월 말 귀국했다. 지난 3월 5일 TBS교통방송에 출연해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윤씨는 자신을 2009년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라고 소개하며 신변의 위협을 받는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말했다.

경찰에 앞서 여성가족부는 3월 12일부터 윤씨에게 산하 기관에서 운영하는 '안전 숙소'를 제공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여성 폭력 피해와 관련이 됐다고 보고 산하 기관에서 익명의 기부를 받은 재원으로 윤씨에게 숙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윤씨의 신변을 보호한 것은 이틀 후인 3월 14일부터였다. 윤씨 변호인의 신변보호 요청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검도 경찰에 공문을 보내 "4월 30일까지 윤씨에 대해 신변보호를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경찰이 서울 시내 호텔 방 2개를 제공한 것은 3월 15일부터였다.

윤씨가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의심을 받았다. 윤씨는 지난달 30일 "호텔방에서 기계음이 계속 들린다" "잠금장치가 파손됐다"고 소셜미디어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주장했다. 경찰이 지급한 긴급 호출용 스마트워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찰 지도부가 사과하고, 여성 경찰관 5명을 경호에 투입했다. 윤씨의 요구대로 호텔 방을 바꿔주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정밀감식 결과 스마트 워치 신고가 되지 않은 것은 윤씨가 사용법대로 누르지 않아서였고, 호텔 정밀 감식에도 침입 시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윤씨의 경우 지원 금액이나 지원 기간이 워낙 이례적이라 경찰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법률 검토를 거쳐 지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경찰관은 "일반적인 긴급 보호 대상자들도 위기 상황이 없어지면 친척집 등으로 숙소를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윤씨가 주장한 신변 위협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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