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대일로 부채함정론' 의식해 적극 반박 나선 中

입력 2019.04.25 18:51

일대일로 정상 포럼 첫날 中 재정부장 "부채 리스크 예방" 강조
인민은행장도 "일대일로國 부채 부담능력 보며 부채 지속성 확보"

중국이 올해 최대 외교행사인 제2회 일대일로(一带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첫날인 25일 일대일로 부채 지속 가능성 분석 틀을 발표했다. ‘부채함정’ 우려를 해소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일대일로 탓에 참여국들이 ‘부채의 덫’에 빠지고 있다는 미국 등의 주장에 반박하면서도 이를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류쿤(劉昆) 중국 재정부 부장(장관)과 이강(易纲) 인민은행 행장은 이날 포럼에서 부채리스크 방지를 강조했다고 차이징(財經) 등 중국언론들이 전했다.

중국의 이강 인민은행 행장(위)과 류쿤 재정부 부장은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첫날인 25일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면서 부채함정론 우려 해소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화망
류 부장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저소득 국가의 부채 지속가능성을 분석하는 방식을 기초로 일대일로 부채 지속 가능성 분석 틀을 만들었다"며 "일대일로 공동 건설 국가와 국제기구의 투⋅융자 의사결정의 과학성과 부채 관리수준을 높여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이 분석 틀의 중문판과 영문판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재정부는 각국의 재정 관련 부처 및 다자 개발은행, 다양한 금융기구 등과 협력해 높은 질량과 표준의 지속가능한 융자시스템을 구축했다.

류 부장은 "28개국 재정부처와 공동으로 비준한 일대일로 융자 가이드 원칙과 세계은행과 함께 연구한 일대일로 환경 및 사회 표준을 실현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8개 다자개발기구와 공동으로 설립한 다자 개발 융자협력센터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해 국제 통용 규칙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일대일로 융자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강 행장은 "일대일로 사업 투융자를 결정할 때 시장주체의 자체 자금 한계를 충분히 고려하고 융자구조를 합리적으로 설계해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한다"며 "해당국의 전체 부채 부담 능력을 충분히 고려해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일대일로 자금은 상업적인 자금이 위주가 돼야한다"며 "정부자금은 민간부문을 일으키는 지렛대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금융기구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일대일로 건설을 제창한 2013년 이후 이를 위해 댄 자금은 4400억달러(약 512조원)를 넘고 이 가운데 위안화로 직접 해외에 내준 자금은 3200억위안(약 55조원)을 초과한다고 차이징이 전했다. 또 중국 자본시장을 통해 증자 등으로 일대일로 관련 기업에 흘러간 자금도 5000억위안(약 86조원)이 넘는다. 일대일로 국가와 기업이 중국내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 채권(판다본드) 규모도 650억위안(약 11조원)을 웃돈다.

이 행장은 그러나 "개도국의 부채문제를 객관적으로 봐야한다"며 "부채가 늘어도 인프라의 보완, 민생 개선, 노동생산성 향상과 빈곤율 감소 등 경제의 지속발전 지표가 좋아진다면 부채의 장기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겸 외교부 부장(장관)은 지난 19일 일대일로 포럼 기자회견에서 "부채함정 등과 같은 각종 모자를 일대일로의 머리에 씌울 수 없고, 어느 당사국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남들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자기들이 잘 하지 못한 것을 남들이 잘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생각이나 행동은 자기 스스로를 해칠 뿐 이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미국은 일대일로를 겨냥, 중국의 패권전략이자 부채에 기반을 둔 외교술인 ‘채무 함정 외교’라고 비난하고,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고위관리를 보내지 않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일대일로 자금을 받은 파키스탄이 IMF에 손을 벌리는 등 부채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중국은 이 같은 비판에 반박하는 동시에 우려 해소에도 나섰다는 지적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내놓은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일대일로 공동건설을 위해 시장원칙과 국제 통용원칙을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국제 기준을 준수하라는 미국 등 서방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부채함정론 등 일대일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브랜드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고 홍콩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작년 12월 설립된 일대일로 국제협력정상포럼 자문위원회가 최근 제출한 정책 건의 보고서는 부채함정이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 중 하나로 너무나 많은 중국 기업과 지방 정부 등이 그들의 사업에 ‘일대일로’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면서 일대일로의 이미지가 나빠진 탓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나 국유기업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해외 인프라 투자가 아닌, 민간 기업의 해외 개발이나 부동산 투자 등에 ‘일대일로’라는 명칭을 남발하면서 부정적 시각이 확산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공지를 통해 일대일로 웹사이트 등을 함부로 개인적, 상업적 목적에 사용하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태가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대일로 국제협력정상포럼 자문위원회의 정책 건의 보고서를 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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