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속 부·울·경 검증단, 외국 전문가 불러 확정한 '신공항' 뒤집어

입력 2019.04.25 03:06 | 수정 2019.04.25 03:07

[김해 신공항 백지화 논란]
검증단, 29명 명단도 공개 안한 채 "김해 신공항 선정, 공정성 부족"
국토부 "영남 인구 줄고 성장 둔화, 기본 계획에 반영한 항공 수요 적절"

"신공항 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김경수 경남지사)

"이번 검증 결과는 객관적, 과학적이고 신뢰성에 누구도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오거돈 부산시장)

"전 국민과 800만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좋은 공항이 들어서기를 기원한다."(송철호 울산시장)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 보고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 보고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오 시장은 "김해 신공항은 관문 공항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지난 17일 보석으로 풀려난 김경수 경남지사(오른쪽)도 참석했다. /김동환 기자
24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해 신공항 계획안 타당성 검증 최종 보고회'에 참석한 여당 소속 경남지사·부산시장·울산시장은 3년 전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방안으로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이 합의해 작년 10월 출범시킨 '부·울·경 동남권 관문 공항 검증단'이 내린 결론대로 김해공항 확장 대신 신공항 입지를 새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전재수(부산북·강서구 갑)·김영춘(부산진구 갑)·이상헌(울산 북구) 의원 등 여당 국회의원과 허성곤 김해시장, 변광용 거제시장 등 여권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검증단장인 김정호 민주당 의원(김해시 을)은 "조사 결과, 국토부 기본 계획상 김해신공항은 소음·안전·환경 훼손은 물론 확장성과 경제성이 떨어져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검증단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정책 결정의 공정성도 부족했다"고 했다.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소속 전문가들이 내린 최종 결론을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증단은 전문가와 행정지원팀 등 29명으로 구성됐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등에 대한 기대를 키워 내년 총선에서 부·울·경 지역 민심을 잡으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증단 명단도 공개 않고 백지화 주장

국토교통부는 김해 신공항 계획(김해공항 확장)이 3년 전 공항 분야 최고 전문가인 ADPi 관계자들의 검토 결과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검증단이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지만, 2016년 6월 발표된 입지 선정 용역 결과를 보면 김해 신공항 건설안은 1000점 만점에 818점을 받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안은 635점에 그쳤다.

국토부는 이날 검증단 주장을 항목별로 비판했다. 검증단은 "2016년 ADPi가 진행한 용역 때는 2046년 영남권 항공 수요가 3762만명으로 예상됐는데 이후 김해신공항 기본 계획에서 2701만명으로 축소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항공 수요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이런 검증단의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2015년부터 영남권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경제 성장도 둔화되고 있어 기본 계획에 반영된 수요 예측이 적절하다"고 했다. 새로 만드는 활주로 길이가 3700m는 되어야 한다는 검증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현재 계획된 3200m 길이 신규 활주로만 만들어도 연간 3800만명이 김해 신공항을 아무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검증단은 조사 결과, 소음 피해 범위가 2만3192가구에 달하는데 기본 계획에는 피해 규모가 2732가구로 축소됐다고도 주장했다. 국토부는 "항로 변경,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현재보다 소음 피해 지역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2026년 개항 차질 불가피

정부는 2026년까지 김해공항 확장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문제 제기로 추가 검증이 이어지면 결국 '동남권 신공항'이 문을 여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부·울·경 검증단은 새롭게 후보지를 찾더라도 "국토부의 2009년과 2016년 조사 결과에서 공통으로 제시된 복수 후보지를 대상으로 조기 입지 선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입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예비 타당성 조사 등 행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가덕도 공항은 바다도 매립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은 2016년부터 포화 상태라 신공항이 빨리 건설돼야 하는 상황이다. 연간 630만명이 사용하기 적절한 시설인데 2016년 연간 이용객이 778만명이었고, 지난해에는 987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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