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일성이 러시아 갈 때 패션 그대로…

입력 2019.04.25 03:00 | 수정 2019.04.25 09:10

전용 열차로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북러 접경 하산서 정차·환영행사
오늘 푸틴과 단독·확대 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북한의 특별열차는 북·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6시쯤(이하 현지 시각)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들어섰다. 열차가 거의 멈출 정도로 느려지자 열차에서 북한 수행원들이 먼저 뛰어내렸다. 이들은 재빨리 김정은이 내릴 열차 문쪽으로 달려가 문 손잡이 등을 수건으로 닦고, 그 앞에 발판을 깔았다. 열차 문 앞엔 역사 안까지 이어지는 붉은 카펫이 깔렸다.

이미지 크게보기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검은 중절모에 코트 -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24일 열차 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수행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공보실
검은 롱코트 차림의 김정은은 열차에서 내리면서 오른손에 든 검은 중절모를 머리에 쓰며 '할아버지(김일성) 닮은꼴'을 연출했다. 이어 그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등 러시아 측 관계자와 악수를 했다. 러시아 군악대는 북한 국가를 연주했다. 15분간 진행된 의장대 사열 등 환영 행사가 끝나자 김정은은 전용차인 마이바흐에 올라타 정상회담 개최지이자 그의 숙소가 마련된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 내 호텔로 이동했다. 북한 경호단 12명은 이번에도 김정은 전용차가 속도를 낼 때까지 차를 둘러싸고 같이 뛰는 모습을 연출했다.

앞서 이날 새벽 김정은은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이 군 사열을 하며 열차에 탑승하는 모습 등을 상세히 전하면서도 그가 탄 열차의 출발 시각과 장소는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23일 오후 평양역을 출발했다"고 전한 것과 대비됐다.

북한 김일성이 1949년 검은색 롱코트에 검은 중절모를 쓰고 소련을 방문한 모습.
소련 방문 당시의 김일성 - 북한 김일성이 1949년 검은색 롱코트에 검은 중절모를 쓰고 소련을 방문한 모습. 김정은도 24일 비슷한 복장으로 러시아를 찾았다.
김정은이 탄 열차는 오전 10시 40분쯤 두만강 철교를 지나며 국경을 통과, 중간 기착지로 러시아 하산역에 정차했다. 김정은은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대사 등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정은 수행단은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 총 230명 규모였다.

환영식에서 러시아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은 김정은에게 현지 전통에 따라 손님을 대접한다는 의미로 빵과 소금, 꽃다발을 건넸다. 김정은은 빵은 먹지 않고 쟁반에 담긴 소금만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봤다. 이후 김정은은 러시아 측 인사들에게 "이번 방러가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에서 첫 번째 행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국영 TV 채널 '로시야'와 인터뷰를 하고 '이번 북·러 회담 의미'를 묻는 질문에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나가는 데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그는 하산역 인근에 있는 북·러 우호 기념 시설인 '김일성의 집'에 잠시 들렀다. 김정은은 오전 11시 40분쯤 다시 열차를 타고 연해주 도시 우수리스크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

김정은은 25일 극동연방대에서 푸틴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25~26일 러시아 태평양 함대 기지, 군사박물관, 빵 공장 등 주요 시설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26일 열리는 중국 일대일로 정상 포럼 참석 일정으로 김정은의 '블라디보스토크 투어'에는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정은은 26일 밤이나 27일 오전 전용 열차를 타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 3일간의 김정은 방러 일정 중에 두 정상은 하루만 만나는 셈이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201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 간의 회담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며, 김정은의 첫 러시아 방문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