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최종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이 중국인 산업 스파이 2명을 기소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인 산업 스파이 활동의 배후로 중국 정부를 공식적으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현지 시각) 미 법무부는 미국 제조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상대로 산업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중국인 사업가 자오시 장(47)과 전 GE 연구원 샤오칭 정(56)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총 14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GE의 항공 터빈 기술과 관련한 정보를 빼내 중국 측에 넘겼다. 당시 GE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정은 GE의 가스 및 증기 터빈과 관련한 디자인, 도면, 재료 명세서 등이 담긴 문서를 암호화한 뒤 이를 사진 파일에 숨겨 이메일로 중국에 있는 장에게 보냈다.
이후 두 사람은 훔친 정보를 중국 랴오닝과 난징에서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터빈 연구개발업체 2곳에 넘겼다. GE의 기술 정보는 선양항공우주대학교, 선양항공엔진연구소, 화이하이공과대학 등 학계에도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정은 2016년 2월 중국에서 자신의 형제와 항공 부품 공급업체를 운영한다고 밝히며 ‘이해 충돌 방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달라고 GE 측에 요청했다. GE는 정이 지식재산권을 보호한다는 약속 하에 이를 승인했지만 2017년 말 정의 컴퓨터에서 암호화된 파일을 무더기로 발견하고 당국에 신고했다.
미 법무부는 이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번 일을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GE 정보를 전달 받은 중국 기업에 두 사람에게 재정적인 보상을 할 것을 지시했다고 미 법무부는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정은 지난해 8월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을 때 GE의 문서를 훔쳤으며 그의 회사가 중국 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이번 기소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을 강탈한 사례"라며 "중국이 절도 행위에 관여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등을 포함한 여러 사안을 두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