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이 최근 8군사령부가 있는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사드 전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주한 미군 관계자는 이날 "35방공포여단 소속 장병들이 지난 20일 캠프 험프리스에서 (실제 발사되지 않는 훈련용 요격미사일인) 비활성화(inert)탄으로 사드 전개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사드를 운용하는 35방공포여단 소속 델타 포대가 이동식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를 실제 발사할 지역으로 이동 배치해 발사 준비 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사드 요격미사일 발사 준비 훈련은 지난 15~20일 실시됐다. 비활성화탄을 발사대에 넣은 뒤 발사 전(前) 단계까지 세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델타 포대 장병뿐 아니라 평택 기지 소속 장병들도 일부 훈련에 참가했다. 미군이 올린 페이스북 사진에는 장병들이 사드 발사대 특유의 연결 고리를 살피는 모습, 비활성화탄을 발사대로 옮기는 모습, 발사대에 미사일 발사관이 탑재된 완성형 모습 등이 담겼다. 주한 미군은 "이런 훈련은 우리 팀을 (사드 운용에 있어)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전시 등 급박한 상황을 대비해 탄을 신속·정확하게 갈아 끼우는 숙지 훈련을 한 것"이라고 했다. 사드는 이와 같은 탄 탑재, 발사 준비를 거친 뒤 사격통제소에서 발사한다.

미군의 사드 전개 훈련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다만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가 정식 배치된 성주가 아닌 평택 기지에서 훈련이 실시된 것은 이례적이다. 국방부는 "훈련용 발사대일 뿐 사실상 껍데기"라고 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유사시 실전 투입이 가능한 발사대"라는 얘기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사드는 기본적으로 이동형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데, 평택에서 훈련했다는 건 평택 기지 등 미국의 핵심 시설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해안경비대 버솔프함을 한반도에 파견하는 등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페이스북을 통해 평택 기지 사드 훈련 사진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