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바꾸는 中 혁신 현장]④ 로봇 발레바킹⋅자율주행⋅승차 공유

입력 2019.04.23 05:00

기술 패권 경쟁 양상을 보이는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중국의 양회가 3월 15일 폐막했다. 중국은 정부업무보고에 처음으로 수소에너지를 삽입하고, ‘(인공)지능+’를 내세우며 제조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차가 달리고 모든 산업에 인공지능(AI)이 들어가는 미래를 향해 뛰어가겠다는 의지다. 무역 전쟁도 제지하지 못한 중국의 혁신 발전은 산업현장은 물론 도시의 모습을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미래는 이미 여기 와 있다. 골고루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도시의 변화는 인류 삶 뿐 아니라 산업에 도전과 응전을 요구한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40년간 460개가 넘는 도시가 새로 생기고 6억6000만명이 도시로 이동했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미래 신문명 도시를 연구하고 있는 싱크탱크 여시재와 손잡고 중국 쇼핑에서부터 교육, 직장, 가사노동, 교통, 병원 등 도시생활을 구성하는 요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혁신 현장을 탐구한다. [편집자주]

사례 1: 베이징 텐안먼(天安門)에서 남쪽으로 46km 떨어져 있는 다싱(大兴)국제공항이 오는 9월말 문을 연다. 중국 건국 70주년이 되는 국경절(10월 1일) 직전 개통되는 이 공항은 미래 공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술이 선보인다. 4300대가 넘는 차량을 수용할 공항 주차장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주차 로봇’이 일을 한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이 주차장의 일부 주차를 책임지게 될 두 대의 로봇은 고객이 입구에 차를 대면 빈 주차 공간으로 옮겨 놓는다. 고객이 스마트폰 앱에서 ‘취차(取車⋅차를 찾는다)’를 선택하면 주차 로봇이 출구까지 차를 다시 갖다 놓는다.

북경일보는 오는 9월 베이징의 다싱국제공항(위)이 문을 연다고 보도했다.다싱국제공항의 주차장에서는 로봇이 발레파킹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CNN이 영국 개드윅 공항에 시험적용한다고 전한 발레 파킹 로봇 서비스가 중국에도 도입되는 것이다. /북경일보⋅CNN
2014년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 지난해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및 리옹공항에 이어 4~8월 영국 런던 개드윅 공항에 시범적용되는 ‘로봇 발레파킹’이 중국에서도 시도되는 것이다.

다싱국제공항의 로봇 주차는 인간대 인간의 통신을 넘어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의 소통 인프라로 떠오르는 5G(세대)통신망 시대 일상이 될 미래 도시 모습의 한 사례일 뿐이다.

사례 2: 중국에서 자율주행차 사업으로 처음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이 된 포니닷AI(중문명: 小馬智行)는 상하이국제모터쇼 기간인 지난 19일 광저우(廣州) 난사(南沙)구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범서비스인 ‘포니 파일럿’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2016년 11월 설립된 포니닷AI는 지난해 2월 광저우자동차와 전략적 협력을 맺는 동시에 난사구에서 자율주행 택시 ‘로보 택시’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중국 자율주행차 유니콘 포니닷AI는 광저우 난사구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다./포니닷AI
포니닷AI는 자율주행 택시를 대중이 이용할 수 있게되는 것은 중국에서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가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시한 자율주행 택시 상용 서비스를 바짝 추격중인 중국의 진격이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베이징의 3환도로 인근에서도 마차를 보는 게 어렵지 않았지만 이젠 미래 도시를 엿볼 수 있는 도시 교통의 혁명이 진행중이다. 두 발에서 마차로, 자동차로, 다시 비행기로 이어지는 인류의 운송수단 혁명은 단순한 제조 기술의 진화에 머물지 않는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붐이 만들어낸 공유 플랫폼 열기는 중국에서 디디추싱(滴滴出行)이라는 세계 최대 승차 공유 서비스업체를 탄생시켰다. 디디추싱은 5억 5000만명의 사용자가 3100만명의 운전자와 거래하는 거대한 ‘장 마당’ 역할을 하고 있다. 디디추싱보다 3년 앞선 2009년 세계 처음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의 우버가 전세계 7500만명의 고객과 300만명의 운전자를 연결시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규모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이광재 여시재 원장은 "다윈이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허물었다면 인공지능(AI)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없앨 것"이라며 "5G시대는 플랫폼이 뜨는 초연결시대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공유 플랫폼은 자동차를 배타적 소유 대상에서 공유 대상으로 바꾸면서 차량 자원 낭비와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인류의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의 96%가 주차돼있을 만큼 높은 차량 자원 낭비와 인류가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심각한 교통정체도 차량 공유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한다. 2017년 톰톰 교통지수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교통정체가 가장 심한 25개 도시중 충칭 청두 베이징 창사 등 10곳이 중국에 있다.

에너지의 다소비로 이어지는 차량의 과잉공급과 교통체증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플랫폼의 힘이 미래에 지속 가능한 도시를 떠받칠 교통의 혁신을 이끄는 것이다. 공유플랫폼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을 가져오는 영역이다. 인터넷 기업 뿐 아니라 중국은 물론 외국의 자동차 제조기업까지 중국 승차 공유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259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 ‘제 5원소’에 등장하는 플라잉 카(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개발 경쟁에도 지리(吉利)자동차와 드론(무인기)업체 이항(億航·Ehang) 등 중국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자동 주차, 자율 주행, 승차 공유, 플라잉카 뿐 아니라 신에너지 자동차의 보급도 중국에서 미래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혁신이다. 중국에서 지난해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은 61.7% 늘어난 125만 6000여대에 달했다. 4년 연속 세계 1위로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에 이른다. 이미 달리는 신에너지차도 전 세계의 절반 수준이다.

차량 뿐 아니라 교통 인프라도 중국 미래 도시의 특징을 지울 혁신 현장이다. AI교통 관제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항저우(杭州)는 알리바바가 2016년 시작한 ‘도시 빅브레인’이라는 미래 도시 인프라 사업의 첫 적용 도시가 된 덕에 교통 정체가 줄었다. 지도 서비스업체 가오더(高德)에 따르면 교통 최고 혼잡시간대 정체시간 순위에서 2016년 8위를 기록했던 항저우는 지난해 35위로 내려왔다.

왕젠(王堅)알리바바 기술위원회 위원장은 "자연이 이룬 가장 대단한 발명은 인류이고, 인류의 가장 대단한 발명은 도시"라며 "도시 빅브레인이 교통체증 등의 도시문명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공언한다.

중국의 교통 혁신을 위할 인프라 개조를 위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ZTE)로 대표되는 통신장비업체까지 자동차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에서 달리는 자동차는 3월말 기준 2억 4600만대에 달한다. 2016년말 2억 6400만대에 달했던 미국을 올해 뛰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세계 1위 판매량을 기록할만큼 시장이 급성장한 덕이다. 전체 차량 보유대수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 교통의 혁신이 미래 도시 교통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바이두 AI 자동차 시대 표준 되겠다

바이두가 진룽버스와 공동개발해 작년 7월 양산에 들어간 자율주행 양산 버스는 이미 중국내 20여개 단지에서 달리고 있다. /바이두
2014년 7월 중국에서 가장 먼저 자율주행차 개발에 착수한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百度)는 2017년 7월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를 공개했다. 아폴로에는 BYD 현대차 다임러 포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국내외 자동차 기업과 기술기업 등 129개사(4월22일 기준)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아폴로는 올 1월 도시의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버전 3.5’으로 업그레드됐다. 바이두가 지난해 7월 버스 제조업체 진룽커처(金龍客車)와 공동으로 양산하기 시작한 L4등급 자율주행버스 아폴롱(阿波龍)이 달리고 있는 곳은 2018년말 기준 베이징의 첫 AI공원과 상하이의 창양(長陽)창업밸리 등 12개 성(省)과 시(市)의 17개 단지에 이른다.

베이징의 서우강(首钢)첨단산업종합서비스구에서는 운전자가 없는 아폴로 자율주행 버스뿐 아니라 자율주행 청소차와 식음료 등 먹거리를 담은 자율주행 물류차도 운행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량을 1000여대로 늘려 이 지역 전체 15만명에 서비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바이두가 협력업체와 공동개발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청소차(위), 식음료 자판기 기능의 물류차가 베이징 서우강 서비스구에서 시범운행중이다. /바이두
2017년 12월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선전버스그룹과 베이징이공대 등이 공동으로 선전 푸텐(福田)보세구 일부구간에서 4대의 자율주행 버스 시험 운행을 먼저 시작했지만 바이두가 속도전으로 선두 업체로 나섰다는 평을 듣는다.

이달 2일 창사에서 열린 웨루(岳麓)포럼에 참석한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올 하반기 창사 일부 지역에서 100여대의 자율주행 택시로 상용 시범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창사를 택한 것은 후난성의 창사와 상탄(湘潭)을 잇는 창탄도로가 중국 현대사에서 첫번째 자동차 도로로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리 회장은 "1921년 준공된 창탄도로는 세계의 첫 도로와 100여년의 격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천하에서 가장 먼저 시도한다’는 정부의 이념하에 다른 지역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먼저 해결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두는 이를 위해 올해는 가상의 울타리(Geo-fence)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장화이(江淮) 베이징자동차, 이치훙치(一汽红旗)등과 각각 손잡고 양산에 들어간다.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 대규모 양산은 내년에 추진된다. 2021년엔 고속도로와 일반 도시 도로에서 완전한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11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두 세계대회에서 리옌훙 회장은 "인터넷 기술을 통해 신호등을 조정하는 것으로는 시간을 10~15% 절감할 수 있지만 AI 기술을 쓰면 30~40% 줄일 수 있다"며 ACE가 하나가 되는 AI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스마트 도로 기능을 하는 커넥티드 도로(Connected Road), 자동화를 통한 효율적 도시(Efficient City)를 일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시 정부 인가를 받아 자율주행테스를 한 차량은 54대로 중국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83%인 45대가 바이두 차량이다.

바이두가 자율주행 플랫폼 이름은 1969년 인류를 처음 달에 착륙시킨 미국의 유인 유주선 아폴로에서 따왔다. 미래 교통 인프라의 표준이 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리 회장은 도시 교통의 미래가 △신호등 등 도로 시설의 지능화 △최후 1km 자율주행 및 자동주차 △완전한 차량 공유와 자율주행 시대 등 3단계에 걸쳐 진행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두는 작년 11월 2일 허베이(河北)성 슝안(雄安)에서 2기 아폴로 이사회를 갖고 슝안을 세계 일류 스마트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아폴로 슝안지능교통연구원 설립 현판신이 열렸다. 슝안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천년대계의 미래도시’로 건설하라고 지시한 신도시다.

2015년 설립된 허라이즌 로보틱스는 딥러닝 개발 능력을 갖고 중국은 물론 미국 독일 일본등에서 자동차업체들과 손잡고 자율주행을 위한 AI칩과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두 딥러닝연구소와 페이스북 AI연구원 설립멤버들이 창업멤버로 참여한 이 회사의 자율주행 컴퓨팅 플랫폼 매트릭스는 올해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9 CES’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2017년 인텔로부터 1억달러를 투자받고 기술 협력까지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 2월엔 SK차이나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6억달러를 투자받으면서 기업가치를 30억달러로 평가 받았다.

♢알리바바⋅텐센트도 자율주행 서비스 경쟁 합류

알리바바가 독자 운영시스템(OS)을 탑재한 인터넷 커넥티드 카를 2016년 7월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세계 처음 양산헸다./항저우=오광진 특파원
중국 교통 혁신엔 바이두 외에도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인터넷 3인방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모두 뛰어들었다. 알리바바는 2016년 7월 세계 처음으로 상하이자동차와 손잡고 커넥티트 카 양산에 들어갔다. 당시 알리바바는 자율주행차는 갈 길이 멀다는 이유로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겠다며 자동차를 스마트폰을 대체할 미래 시대 단말기로 쓰는 모델을 선보였다.

알리바바는 2017년 3월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왕강(王刚) 교수를 AI 실험실로 영입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냈고 급기야 2018년엔 베이징에서 L4급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하고, 항저우에서도 자율주행차 테스트 자격을 얻었다.

알리바바는 작년 10월 연례 기술축제인 윈치(雲棲)대회에서 무인 자율주행차가 주차장과 교신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자율주차를 하게 하는 자동 발레 파킹(AVP) 설루션을 독일의 보쉬와 함께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로봇 발레파킹을 뛰어넘는 미래 주차 기술이다. 지멘스는 독일의 스마트 주차가 주차 공간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43%, 주차를 위해 움직이는 거리를 30% 줄인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볼보와는 올해부터 AI 스피커 ‘티몰 지니’를 장착한 차량 안에서 집안의 습도와 온도 조명은 물론 가전제품을 살피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차 AI 설루션 업그레이드에 나서기로 했다. 자동차와 가정의 연결이다. 티몰 지니와 이미 연계된 가전제품은 90개 브랜드 600여 종에 이른다.

알리바바는 21세기 교통 인프라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부문인 알리윈의 후샤오밍(胡晓明) 총재는 "길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인프라이고, 인터넷은 정보화시대 인프라로 양대 인프라가 역사적으로 교차하고 있다"며 "길을 인터넷상에 깔아 스마트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알리윈이 알리바바 계열 지도 서비스 회사 가오더(高德) 등과 협력해 만들 스마트고속도로는 5G를 기반으로 사람 자동차 도로 클라우드가 서로 소통하면서 협력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일반 자동차의 운전자에게 '천리안'을 제공한다. 도로 앞길에 싱크홀이 생겼는지 등을 알려주는 식이다. 단순한 교통 정체 상황을 전하는 내비게이션 수준보다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작년 10월 버전 2.0으로 업그레이드된 알리바바의 항저우 도시 빅브레인은 실시간으로 200여명의 교통경찰에 지시를 내릴 수 있는 AI시스템이다. 빅브라더 우려도 나오지만 교통정체를 줄이고 뺑소니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텐센트는 ‘자율주행차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제공업체’로 포지셔닝했다. 올 1월 미국 자동차 부품회사 비스테온과 자율주행 설루션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내년부터 광저우 전기자동차부터 상용화하기로 했다.

텐센트는 앞서 작년 4월 창안(長安)자동차와 스마트 커넥티드카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창안자동차는 2016년 4월 충칭(重慶)에서 출발 시안(西安)과 정저우(鄭州)를 지나 베이징까지 달리는 2000km의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통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장거리 자율주행 테스트를 한 기업이다.

미국의 테슬라와 미국 증시에 첫 상장한 전기차 기업 웨이라이(蔚来⋅Nio)의 대주주이기도 한 텐센트가 협력관계를 맺은 자동차 기업은 16곳에 이른다. 텐센트는 이미 100만km가 넘는 자율주행 테스트 데이터를 축적했다. 올 상반기 전국의 고속도로에 대한 정밀 지도 데이터를 완성할 계획이다.

아이미디어리서치가 올 1월 펴낸 ‘2018 중국 AI산업 연구보고-상업응용편’에 따르면 중국의 자율주행 차량 수요는 2020년 연간 6만대에 이르고, 이후 급증세를 타면서 2035년엔 400만대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우버 물리친 디디추싱 대항마는 자동차 제조업체

중국 교통 혁신은 경쟁자의 경계도 무너뜨리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이치(一汽) 둥펑(東風) 창안자동차 3개 국유자동차 기업 경영자들이 난징(南京)에 모였다. 쑤닝 알리바바 텐센트 등 유통 인터넷기업들까지 손잡고 자본금 100억위안 규모의 승차 공유업체 ‘T3’를 설립하기로 했다.

승차 공유 원조 우버 중국 사업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의 92%를 점유하고 있는 디디추싱의 대항마로 자동차 제조업체를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나온 것이다.

오는 5월말이나 6월초 난징에서 5000대로 시작해 연말까지 6개 도시에서 서비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디디추싱이 운전기사의 성폭행 등 안전사고 방지 미흡으로 흔들리는 점을 감안해 차량의 질을 균일하게 하고 운전자의 질을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시궈화(奚国華) 이치그룹 총경리(CEO)는"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기화, 지능화, 인터넷화,공유화의 중대한 변혁을 맞이하면서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 국가와 자동차업체의 중대한 과제가 됐다"며 "T3는 이같은 배경에서 탄생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상하이자동차 지리 다임러 벤츠 등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이 승차 공유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상하이자동차는 작년 12월 상하이에서 샹다오추싱(享道出行)이름으로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중국 전역으로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상댜오추싱의 우빙(吳冰) CEO는 "중국의 승차 공유시장이 2020년이면 720억달러에 달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시장의 크기로 볼때 중국은 거대 자동차 기업 전환의 경쟁 무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최대 배달앱 업체 메이퇀(美团)도 승차 공유시장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도시 교통 인프라와 자율주행 사업을 확장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산둥(山東)성 지난(济南)시와 ‘지난 교통 브레인’ 가동에 들어간 게 대표적이다. 디디의 첫번째 시(市) 급 교통 브레인 프로젝트다.

자동차 도로 상황 모니터, 자동차 감시, 교통 신호 통제, 교통경찰 배치 등에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청웨이(程维) 디디추싱 창업자는 "무인 자율주행과 AI시대는 미래의 추세"라며 "자동차는 아마도 인류 역사상 대규모로 응용이 될 1세대 AI 로봇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호출 플랫폼을 통해 놀리고 있는 개인 승용차나 택시의 운전자가 승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하는 디디와는 달리 이용자가 직접 운전하는 식으로 차량을 공유하는 ‘카 쉐어링’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처펀샹(車纷享)이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캠퍼스에서 소규모로 시작했던 중국의 카 쉐어링은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 전역의 관련 차량이 1000대도 안될 만큼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2016년 중국 전기차 공유 서비스업체로 시작한 고우펀추싱은 중국 최대 카 쉐어링 업체로 자리잡았다. /고우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같은 모바일결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카 쉐어링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2015~2017년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2017년에 그 규모가 3만대로 급증했다. 공유 자동차도 전기차 위주로 변모해갔다. 2016년 2월 베이징에서 전기차로 서비스를 시작한 고우펀(GoFun)추싱(出行)이 대표적이다. 고우펀 추싱은 월 평균 활성사용자가 2017년 50만명을 넘어서며 최대 카 쉐어링 업체로 자리잡았다. 하이난의 산야(三亚)같은 주요 관광지 등 8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국 업계에서 추정하는 카 쉐어링 업체는 120여개사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초 샤오마추싱(小馬出行)이 광저우 지역 서비스를 접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작년부터 사업 중단을 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당장의 수요보다 공급이 급증해서 생긴 후유증으로 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광(极光)빅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승차 공유서비스 시장은 2010억위안을 기록했다. 승차 공유 앱 사용자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952만 4000여명으로 2017년말 대비 1.4배 증가했다.

♢전기차⋅플라잉카 경쟁 무대된 대륙


상하이에 전기차 공장을 착공하는 등 중국 사업을 확대하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중국은 미래 도시의 도로와 하늘 길을 채울 신에너지차와 플라잉 카의 경쟁무대가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상하이에 연말 양산하게 될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500억위안이 투자될 이 공장에서는 향후 최대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제일전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대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은 BYD 베이징신에너지차 상하이룽웨(榮威) 치루이 등 4곳을 차지했다.

이혁준 현대차 중국지주회사 대표는 "4월의 상하이 국제모터쇼는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가 대세가 됐음을 확인시켜줬다"며 "출품 전기차의 디자인도 세련되졌고 한번 충전해서 갈수있는 항속거리도 종전의 2배가 넘는 400km가 되는 전기차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으로선 지난해 처음 미국 증시에 상장한 웨이라이는 중국판 테슬라로 불린다. 이 회사의 전기 슈퍼 카/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중국에서는 지난해 9월 중국 전기차 기업으로 처음 뉴욕증시에 상장한 웨이라이처럼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기업들이 즐비하다. "수백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중 1%만 살아남을 것"(주옌 니오캐피털 파트너)이라는 관측이 나올만큼 치열한 경쟁을 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의 보조금 축소 정책과 잇따르는 전기차 발화 사건이 그렇다.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당초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한 전기차 보조금의 경우 내년에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28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인 전기차 판매의 성장세를 유지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서 소비자 권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안전문제가 잇따라 발생한 것은 전기차 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상하이 한 건물 주차장에 있던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에서 스스로 화재가 난 데 이어 22일엔 시안의 자동차 AS센터에 있던 웨이라이 전기차 ES6가 불에 타는 일이 발생했다.

플라잉 카 경쟁도 중국이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 MIT 출신들이 만든 미국의 플라잉 카 스타트업 테라푸기아를 2017년 인수한 지리자동차는 하이난(海南)성 정부와 플라잉 카 상용화를 논의중이다.

하이난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첫번째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한 곳으로 전 단계인 자유무역시험구로 지정돼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혁신 실험을 순차적으로 진행중이다.

중국 드론 업체 이항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플라잉카를 개발하고 테스를 진행중이다. /이항
드론업체 이항은 자율주행 플라잉 카 상용화 추진을 내세워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까지 추진중인 유니콘이다. 2014년 설립된 이항은 대당 30만달러에 판매할 플라잉 카를 개발하고 테스트 단계에 있다. 시속 130km 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공동 창업자 슝이팡(雄逸放) 마케팅최고책임자(CMO)는 "자율 주행 플라잉 카의 핵심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고 자율 비행에 있다. 그 배후의 핵심은 AI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항이 광저우 본사에 2016년 12월 세계 처음으로 구축한 전천후 드론 관제 센터는 AI 기능을 갖춘 플라잉 카 택시와 소통하면서 운항 경로 등을 조정한다.

작년 5월 13분간 1374기의 드론이 1km 범위내에서 비행쇼를 펼치면서 기네스기록을 경신한 배경에도 비행체의 충돌을 정밀하게 관제하는 기술이 있다. 있다. 충돌 없이 드론 비행 쇼를 할 수 있는 관제 기술은 플라잉카의 최대 난제인 안전성을 담보하는 인프라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이항은 광저우 하늘을 나는 드론을 런던에서 조종할 만큼 원격 조종 기술을 확보했다.

중국 드론업체 이항의 관제센터. 드론과 자율주행 택시가 될 플라잉 카 등이 충돌하지 않고 하늘을 날 수 있도록 관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항
이항은 2017년 11월 화웨이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 AI 드론을 향후 사물인터넷(IoT)의 인프라가 될 5G 통신망에 연결하기로 했다.

플랑이카는 1917년 미국의 유명 항공기 설계사 글렌 하몬드 커티스가 뉴욕에서 열린 전미(全美) 항공박람회에 출품한 '오토 플레인'을 시초로 본다. 이후 헨리 포드를 비롯해 플라잉카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들은 끊임없이 나왔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AI과 드론 산업의 발전 등에 힘입어 플라잉카 개발 경쟁이 가열되면서 '100년의 꿈'이 실현을 눈앞에 뒀고, 그 대열에 중국 기업들도 있는 것이다.

화웨이가 올해 상하이국제모터쇼에서 발표한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서비스 옥토퍼스 /화웨이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는 자사의 5G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설루션 개발에 나섰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화웨이와 ZTE 등 중국의 양대 통신장비업체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게 아니고 5G시대 자율주행을 가능하케 하는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화웨이는 자동차 업체들의 신제품 전시무대인 상하이국제모터쇼에 자율주행 클라우드 서비스 옥토퍼스를 발표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데이터를 제공하는 식으로 자동차 업체의 개발자들이 신속히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ZTE도 슝안에서 공업신식부 산하 신식통신연구원 주도로 바이두 차이나텔레콤 등과 손잡고 5G+자율주행 융합 테스트를 진행했다.

미래 자동차는 단순히 운송 수단의 편리함의 업그레이드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휴대폰에 운영시스템(OS)이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기능의 80% 이상은 전화 통화와는 관련 없게 됐다. 앞으로 자동차도 80%의 기능은 교통수단과는 무관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자동차가 사물인터넷 시대 모든 기기와 연결되는 핵심 단말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과 무관치 않다. 차를 타고 가다가 커피 마시고 싶다고 말하면 차량이 근처 커피숍에 원하는 커피 종류를 예약 주문까지 걸고 자동으로 인근에 주차하는 대화하는 차량의 모습도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교통 혁명을 가로막는 ‘붉은 깃발’

새로운 혁신을 위해서는 기득권의 장벽을 깨는 노력이필요하다. 승차공유 서비스가 규제에 막혀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한국에서 미래 도시를 향한 중국의 공격적인 교통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규제 혁파를 강조하면서 영국의 ‘붉은 깃발법’을 언급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주요 연설때마다 언급하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마 회장은 2016년 12월 장쑤성 저장상회 10주년 행사 연설에서 19세기 영국의 붉은 깃발법을 거론하며 규제가 산업의 경쟁력을 낙후시킨 사례로 소개했다.

영국은 자동차를 발명한 곳이지만 마부의 일자리 상실을 막고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붉은 깃발법을 제정한 탓에 미국과 독일에까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밀리게 됐다. 이 법은 사람이 차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들며 자동차가 마차를 앞지르지 못하도록 했다. 마차를 추월한 자동차는 번호판을 떼내는 처벌이 가해졌다.

교통은 인간의 생명과 담보되는 인프라다. AI는 인류 교통 수단의 편의성과 효율성 제고를 가져오지만 해킹이 가져올 치명적 위협도 동반한다. 규제 무풍지대가 되기 힘든 영역이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교통 혁신을 가로막는 붉은 깃발을 내리는 ‘담대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요 참고자료
‘중국 스마트교통 업종 특별보고’(아이미디어리서치, 2018년), ‘중국 AI산업 연구보고-상업응용편’(아이미디어리서치, 2019년),’디지털 교통 발전보고 2017’(중국 교통운수부, 2018년), ‘중국 AI시리즈 백서-스마트 교통 2017’(중국 AI학회, 2018년),‘자원 혁명’(스티븐 헤크⋅매트 로거스, 2014년), ‘인류 공동체를 위한 담대한 도전’(여시재,2018년), ‘스마트시티 구성 디지털 인프라’(KT), ‘스마트 홈⋅시티⋅팩토리⋅정부’(포스코경영연구원,2015년),’승차공유 신풍향’(지광빅데이터,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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