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4명 가운데 1명은 암으로 사망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7년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7만8863명으로 그해 전체 사망자의 27.6%에 달했다. 특히 위암에 따른 사망자는 8034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10%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의학의 발전으로 위암 치료율도 높아지고 있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십자화과 채소, 암세포 억제 효과 밝혀져
위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 가운데 전문가들은 '십자화(배추)과 채소'를 첫손에 꼽는다. 국내외 다양한 연구로 십자화과 채소들이 암을 예방하는 대표적인 식품이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여러 역학조사에서도 십자화과 채소 섭취 횟수가 많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보고가 나온다.
생명과학회지에 1997년 발표된 연구에는 한국인이 주로 먹는 십자화과 채소인 양배추·브로콜리·적채·배추·케일·무우 등의 인체 암세포 억제 효과가 증명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대부분 십자화과 채소가 여러 종류의 암에 대해 50% 이상의 암세포 증식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위암의 경우 브로콜리·케일·냉이·양배추 등의 암세포 증식 억제력은 80%가 넘을 정도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핵심 성분
양배추와 배추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독특한 생리활성 물질이 함유돼 있다. 글루코시놀레이트를 섭취하면 소화기관과 폐의 암 발생을 억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조리하거나 씹는 과정에서 채소에 함유된 미로시나제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돼 인돌-3-카비놀, 설포라판, 부티닐, 아이소티오시아네이트, 아릴 아이소티오시아네이트 등으로 변환된다. 이 가운데 아이소티오시아네이트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2012년 발표된 양배추·배추의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 측정 실험을 보면 배추보다 양배추가 항암 효과가 조금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 외에도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풍부해 항산화·항암 작용에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십자화과 채소의 암 억제율은 추출물 농도가 진할수록, 암세포에 추출물을 투여하는 시간이 길수록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항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십자화과 채소를 매일 꾸준하게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쓰린 속 편안하려면 양배추 '비타민 U' 섭취해야
양배추는 쓰린 속을 편안하게 하는 성분인 '비타민 U'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U는 항소화성궤양인자(소화성궤양을 치유하는 인자)인 메틸 메티오닌 설포늄 클로라이드(MMSC)를 말한다. 궤양 치료에 유효한 성분이라고 해서 'Ulcer(궤양)'의 앞글자를 딴 비타민 U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체니 박사는 1940년대 후반 동물실험으로 양배추가 궤양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위스 학자들도 1950년대 초반 양배추의 신선한 즙을 환자에게 매일 복용시킨 결과 십이지장궤양의 치료기간이 현저히 단축됨을 확인했다. 1950년대 중반에는 미국 의사들이 양배추즙 안에 들어 있는 소화 궤양 치료의 유효성분이 MMSC 라는 것을 확인하고 학계에 보고했다.
현재 양배추에서 추출된 MMSC는 위궤양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타민 U가 함유된 채소는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이 있다. 건조중량 100g 기준으로 양배추(192.85㎎)가 케일(23.4㎎), 브로콜리(18.9㎎), 아스파라거스(18.7㎎) 등과 비교해 비타민 U 함유량이 많다.
위는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위 건강이 모든 건강의 시작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위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위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불규칙한 식사, 과식, 맵고 짜게 먹기, 흡연, 음주 등 위 건강을 해치는 습관을 개선하고 양배추 등 위에 좋은 식품을 꾸준하게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