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독재 기필코 막겠다" 한국당, 靑 향해 행진...'태극기 부대' 동참

입력 2019.04.20 18:19 | 수정 2019.04.20 19:25

"문재인은 물러나라" "좌파독재 막아내자" 외치며 대규모 규탄대회
나경원 "마이웨이식 국정 계속되면 제2, 제3의 장외집회 열 것
與 "한국당 장외투쟁은 '난장판'…스스로 '미래 없는 정당' 증명".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두 달만에 열린 첫 장외집회가 2만명(한국당 추산·신고 인원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황 대표는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를 기필코 막아내겠다"라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북한과 적폐청산만 아는 북적북적 정권"이라고 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집회를 마무리한 후 청와대 인근에 있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했다. 같은 시각 인근에서 집회 중이던 '태극기부대'도 황 대표가 선두에 선 행진 행렬에 참여하면서 대규모 행렬이 됐다.

이들은 집회가 금지된 청와대 앞에서 10여분간 경찰과 대치하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행진에 참여한 한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문재인은 물러나라"고 외쳤고, 정진석 의원은 "못살겠다 갈아보자, 문재인을 심판하자"고 했다.

황교안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피 끓는 마음으로 광화문에 나왔다"

이날 오후 1시30분, 세종문화회관 앞에 설치된 단상에 황 대표가 올랐다. 한국당 당색(黨色)인 빨간색 상의를 맞춰 입고 기다리고 있던 한국당 당원들은 황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황 대표는 연설에서 "피 끓는 마음으로 이곳에 나왔다"며 "광화문에 처음 나왔는데,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를 끝날 때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 제가 선봉에 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규탄대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손을 흔들며 황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규탄대회는 야당이 반대하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지난 19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임명을 강행한 것을 계기로 개최됐다.

이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헌법재판소가 아닌 친문재판소를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의원은 "국민마저 '개무시'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했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진보좌파 이념 써클에서 활동하던 사람들 6명을 헌법재판관에 임명했다. 국가보안법을 폐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입법·사법·행정 3부를 장악하고, 어제 부로 헌재마저 장악했다. 민주당은 260석 운운하며 장기집권을 꿈꾼다고 한다"며 "좌파독재정권"이라고 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친문(親文) 무죄, 반문(反文) 유죄'가 이 정권의 사법 방정식"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원색적인 발언도 나왔다. 보수성향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곽준혁씨는 단상에 올라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 참사로 '국제 왕따'가 됐고, 김정은에게 '오지랖' 소리를 듣고도 한 마디 못해 국민들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다"며 "그런데 이 와중에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중앙아시아 순방을 갔다. 외교를 하는 거냐, 아니면 국민 혈세로 부부 내외가 신혼 여행하는 거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승현 상근부대변인은 "무례한 비아냥"이라고 비판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기부대', 黃 따라 청와대 앞까지 함께 행진

이날 한국당 집회엔 이른바 '태극기 부대'도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광화문광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매주 토요일 이른바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곳이다. 이날도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9개 단체가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 인근 지역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황 대표가 선두에 서서 행진을 시작하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태극기부대도 한국당 대열에 대거 동참했다. 지난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은 각각 후보를 냈었다. 결국 표가 분산돼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당선에 실패했고, '보수통합'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양측이 '문재인 정권 규탄'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당 주요 인사들도 연설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모두 힘을 합쳐서, 황교안 대표를 앞세워서 단합하자. 자유 대한민국을 같이 지켜내자"고 말했다. 이인제 전 의원은 "영국 침공으로부터 프랑스를 구한 잔다르크처럼 나 원내대표가 국민 앞에 불굴의 투사로 우뚝 섰다. 그리고 초야(草野)에 묻혀 있다가 국민의 부름을 받고 당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로 당을 이끄는 황 대표가 있다"며 "이 두 지도자를 중심으로 위대한 대한민국 헌법에 충성하는 모든 세력을 하나로 통합시키자"고 말했다.

행진하는 한국당 지도부를 향해 태극기를 든 한 시민이 "자유한국당 정신차려라"고 소리치자, 한국당을 지지하는 시민이 "같은 편"이라고 말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당원과 지지자들은 오후 4시쯤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경찰과 10분쯤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황 대표가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고 안내하자, 이들은 발걸음을 뒤로 돌렸다.

집회를 마무리한 후 황 대표는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오늘 (집회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국민의 분노를 외면한다면 제2, 제3의 장외집회를 하느냐'는 질문에 "계속 '마이웨이' 식의 국정을 한다면 제2, 제3의 장외집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한국당의 장외 투쟁에 대해 "스스로 '미래가 없는 정당'임을 국민 앞에 증명했다"고 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광화문 장외투쟁은 '색깔론'을 앞세워 사람을 동원한 구태정치이자, 국민을 분열시키는 무책임한 선동이 난무하는 '난장판'이었다"라며 "한국당은 즉시 국회에 복귀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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