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영리병원 결국 좌초, 규제 왕국서 예견된 일

조선일보
입력 2019.04.18 03:18

국내 첫 외국계 영리병원으로 승인받은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이 논란 끝에 결국 허가가 취소됐다. 앞으로 국제 소송전까지 벌어질 조짐이다. 녹지국제병원은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경제자유구역법 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 16년 만에 탄생한 국내 첫 영리병원이다. 한국은 세계 대부분 나라가 허용하는 영리병원을 금지하는 몇 안 되는 희귀 국가다. 미국과 대부분 유럽 국가는 물론 공공 사회복지 체제를 강조하는 영국조차 영리병원을 허용한 지 오래다. 우리도 이제는 낡은 규제를 풀어야 한다. 건강보험 틀을 유지하되, 건보 적용이 되지 않는 고액·고급 의료를 원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런 병원이 없으면 그런 환자는 결국 수천만원, 수억원씩 쓰며 외국 병원으로 간다. 외국인 환자 유치, 일자리 창출도 따라올 것이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가난한 사람이 치료받기 어려워지고 비용이 오른다는 것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외국에선 오히려 영리·비영리 병원 간 경쟁으로 진료비가 떨어지고 서비스 질이 높아진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의료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고령화 시대에서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우리는 우수 인력이 의료 분야에 몰려 있다. 그런데도 규제 때문에 첨단 의료 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져 있다. 중국도 하는 인공지능(AI) 진단, 원격의료도 못 하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첨단 의료 기술을 개인정보 보호 규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써먹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언제까지 이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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