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뿌리고 계란 던지고' 이웃에겐 "공포의 대상"…직장서도 여직원 폭행

입력 2019.04.17 15:34 | 수정 2019.04.17 21:27

17일 새벽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살인 사건을 일으킨 피의자 안모(42)씨는 평소 이웃 주민에게 욕설을 하고 오물을 투척하는 등 괴롭힘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장에서도 여직원을 폭행해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곳곳에서 물의를 빚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아파트 주민 사이에서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았던 안씨의 이상행동은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에 방화·살해한 안모(42)씨가 과거에도 위층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오물 투척하고 위협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기록됐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에 방화·살해한 안모(42)씨가 과거에도 위층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오물 투척하고 위협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기록됐다. /연합뉴스
기초생활수급자인 안씨는 2015년 말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로 이사 와 4층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안씨는 층간소음 문제 등으로 이웃 주민과 다툼을 벌여왔다. 아파트 주민들은 안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에서 층간소음은 안씨의 망상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이 아파트 옆동에 살고 있는 강용운(74)씨는 "낮이든, 밤이든 온갖 욕설을 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아파트 내에서 유명했다"며 "집 안 베란다에서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무작위로 입에 담지도 못할 쌍소리를 해댔다"고 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도 "아파트 바깥으로 고함을 지르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했다. 안씨는 아파트 입구에서 이웃 주민에게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안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인 506호 주민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안씨는 "위층 주민이 내 집에 벌레를 넣고 있다"고 관리소사무소에 신고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안씨 위층 현관문 앞에 누군가 인분을 뿌려놓은 일이 있었는데, 당시 폐쇄회로(CC)TV가 없어 범인을 못 잡았지만 모두 안씨를 의심했다"며 "이후 위층 주민이 사비로 CCTV를 달았다"고 했다.

안씨가 자주 물의를 빚어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는 드물었다. 안씨 위층에 거주하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강모(여·54)씨의 딸 최모(30)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안씨가 문에 오물을 뿌리는 등 2년 전부터 해코지를 해 파출소에 4~5번 민원을 넣었지만 경찰은 직접적으로 피해 본 게 없어 접수할 수 없다는 말만 했다"며 "그래서 지난 2월 집 앞에 CCTV를 설치하고 증거자료를 모아왔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 표모씨는 "안씨가 베란다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욕을 하고, 고함을 지르면서 욕을 하는 것을 두 번 봤다"며 "당시 경찰이 출동했지만 금방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오물을 버린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아, 누가했는지 알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하라고 우리가 506호에 권유했다"고 해명했다.

그래픽=정다운
그래픽=정다운
이후 이 CCTV영상에는 안씨가 이 집에 사는 최모(19)양을 쫓아가며 행패를 부린 장면이 담겼고, 안씨가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우고 쓰레기를 던지는 장면도 나온다. 그는 지난달 12일에는 식초와 간장 등을 현관문 앞에 뿌려 재물손괴죄로 형사입건됐다.

안씨의 이상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양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 안씨가 뒤따라와, 이를 이상하게 여긴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동행해 집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진주 아파트 방화·살해 혐의를 받는 안모(42)씨가 17일 경남 진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진주 아파트 방화·살해 혐의를 받는 안모(42)씨가 17일 경남 진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안씨는 직장에서도 여직원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12월 진주자활센터에 일자리를 상담하러 갔고, 근무자들이 타준 커피를 마셨다. 이후 "커피 때문에 몸에 부스러기가 난다"는 이유로 지난 1월 17일 자활센터를 찾아가 남성 직원 1명과 여성 직원 1명을 폭행했다. 안씨는 이 폭행으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씨는 이 기관에서 10여일을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 시내 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2010년에도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구속기소가 된 전력이 있다. 당시 안씨는 충남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밀진단을 받았는데,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인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결국 실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안씨에 대해 보호관찰 처분도 내려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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