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미국 미네소타 번스빌에서 열린 경제·조세개혁회의에서 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미·북 대화와 관련해 "대화는 좋지만 빨리 움직이기를 원하지 않고 빨리 움직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북한이 제재 해제와 비핵화를 맞바꾸는 '빅딜'을 수용할 때까지 압박하며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州) 번스빌에서 열린 경제·조세개혁회의 연설에서 미·북 협상과 관련해 "지금 완벽하게 움직이고 있고 북한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40년간 (북한과) 대화 안 하다가, 이제 (북한과 대화한 지) 9개월이 됐다"며 "억류자들은 돌아왔고 (미군) 유해는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진다면 (미·북 정상회담을) 한 번 더 해볼 용의가 있다. 올해 말까지 기다려 볼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올바른 자세'를 요구하며 미국에 공을 넘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자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빨리 갈 필요 없다"며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텍사스 A&M 대학 강연과 기자 문답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보다 내가 더 원하는 건 없다"며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은 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를 원한다면 핵무기뿐 아니라 WMD도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