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역 환자 555명 비상…'유대교 백신 거부'가 확산 씨앗

입력 2019.04.16 15:34

‘홍역 완전 퇴치’ 국가인 미국에서 홍역 환자 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국 전역이 공포에 빠졌다. 올해 들어 홍역에 걸린 환자 수는 500여명으로 1994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번 사태는 홍역 백신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일부 유대교 집단 사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55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 당국은 지난주에만 90여 명이 추가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홍역 발생 지역은 미국 동부 뉴욕과 서부 캘리포니아, 남부 조지아 등 총 20개주가 넘는다. 특히 감염자의 절반인 285명이 뉴욕시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4월 10일 뉴욕시 초정통파 유대교 거주 지역 윌리엄스버그에서 유대교인들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 /APF 연합뉴스
미국은 2000년 WHO(세계보건기구) 기준 ‘홍역 완전 퇴치’ 국가로 분류됐다. 1994년 미국 국민 900여 명이 홍역을 앓고 난 이후 일부 여행객 유입에 따라 매년 30~40건의 감염 사례만 보고됐다. 그러나 2014년 667명이 홍역을 앓으면서 미국은 마냥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홍역 확산 사태는 백신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뉴욕의 일부 유대인 집단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정통파(ultra-Orthodox) 유대교는 종교적 신념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에서 가을 수확 축제를 보낸 뒤 미국으로 돌아왔는데 이 시점부터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홍역이 확산됐다. 뉴욕시에 홍역 환자 절반이 밀집한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초정통파 유대교 거주 지역인 윌리엄스버그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백신을 맞을 것을 촉구했지만 유대인들의 반발만 샀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백신을 불신하는 풍조도 홍역 확산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작용 때문에 자녀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8년 홍역·볼거리 등을 동시에 예방하는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를 키운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이 연구는 데이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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