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0홈런 타자들의 주춤, '슬로스타터'로 봐야 할까

입력 2019.04.16 08:20

지난해 43홈런을 터뜨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는 홈런을 1개 밖에 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같은 시점서 5홈런을 날렸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지난해 홈런 40개 이상을 때린 타자는 역대 가장 많은 5명이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44개를 터뜨려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고,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가 43홈런으로 공동 2위, SK 한동민이 41홈런으로 5위에 랭크됐다. 토종 타자와 외국인 타자간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된 끝에 김재환이 막판 몰아치기에 나서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시즌에도 홈런왕 후보로 이들이 언급되고 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홈런왕 판도가 급격하게 바뀔 이유는 별로 없다. 장타력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38년 동안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21명이었다. 2회 이상 홈런 1위에 오른 선수는 김봉연 이만수 김성한 김성래 장종훈 이승엽 박경완 이대호 박병호 최 정 등 10명이다. 이승엽은 역대 최다인 5차례 홈런왕을 차지했고, 박병호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왕좌에 올랐다. 홈런 부문 세대 교체는 더디게 진행되는 편이다.
헌데 올시즌에는 초반 양상이 조금은 달라 보인다. 지난해 40홈런 이상을 때린 타자들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15일 현재 김재환과 박병호 한동민이 3개를 쳤고, 로맥이 2홈런, 로하스가 1홈런을 각각 기록중이다.
이들이 홈런포를 본격 가동해 선두권에 합류하는 시점을 언제로 봐야 할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같은 시점서 이들의 홈런수는 로맥이 7개, 김재환이 6개, 로하스가 5개, 박병호 4개, 한동민이 3개를 날렸다. 로맥은 지난해 4월부터 홈런 선두로 나선 뒤 9월까지 레이스를 이끌었다. 김재환과 로하스도 지난해 시즌 초부터 장타력을 뿜어냈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홈런에도 '슬로 스타터(slow starter)'가 존재하지만, 이들이 시즌 초반 홈런 경쟁에서 처져 있는 이유로 보기는 힘들다. 공인구의 반발계수 조정에 따른 '투고타저'와 맞물린 현상일 수도 있으나, 이는 홈런수 자체가 감소한 이유는 될 수 있어도 기존 홈런 타자들의 부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같은 시점에서 전체 홈런수는 지난해 232개에서 올해 156개로 32.8%가 줄었다.
로맥의 경우 타율이 2할1푼7리에 불과하다. 염경엽 감독에 따르면 로맥은 연습에서는 장타를 잘도 날리지만 경기에서는 침묵하고 있다. 한동민은 2할5푼, 로하스는 2할6푼7리의 타율을 각각 기록중이다. 이들은 타격감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박병호가 3할1푼5리로 4월 들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고, 김재환도 2할9푼으로 그런대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홈런은 안타를 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지, 마냥 홈런만 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날 현재 홈런 선두는 의외의 인물이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가 18경기에서 6개를 때렸다. 이어 LG 트윈스 토미 조셉, KT 황재균, NC 다이노스 박석민과 양의지가 나란히 5홈런으로 공동 2위를 형성하고 있다. 시즌 초반 섣불리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새로운 타자들이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여기에 SK 최 정,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 롯데 이대호 등도 홈런왕 경쟁을 펼칠 수는 거포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