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왕' 신본기, 수비 이어 타격도 좋아졌네

입력 2019.04.16 03:01

모교에 기부·보육원 봉사 등 '사랑의 골든글러브' 받기도
부진했던 타격 점차 살아나 타율 0.321, 주전 유격수 굳혀 "정식 골든글러브 받고 싶어"

프로야구 롯데의 유격수 신본기가 1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타격 후 출루하는 모습.
프로야구 롯데의 유격수 신본기가 1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타격 후 출루하는 모습. /롯데 자이언츠

'야구만 잘하면 완벽한 선수.'

롯데 신본기(30)에겐 그간 자존심 상할 만한 꼬리표가 따랐다. 여러 선행이 알려지면서 '인성 좋은 선수'란 얘기는 들었지만, 정작 야구 실력으론 그만한 평가를 못 받았다.

그랬던 신본기가 뒤늦게 야구에 눈떴다. 지난해 타율 0.294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15일 현재 타율 0.321(56타수 18안타)의 맹타를 휘두른다. 훌륭한 수비에 비해 부족했던 공격력이 살아나며 롯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굳혔다.

신본기의 변화는 '반전'에 가깝다. 경남고, 동아대를 졸업한 그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2012년 프로 데뷔했다. 첫해 성적은 타율 0.105에 그쳤다. 이후에도 타율이 2할 언저리에서 맴돌았다. 경찰청(2015~2016)을 거친 뒤 도약을 꿈꿨지만, 2017년 타율 0.237이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부산 사직 구장에서 만난 신본기는 "무엇보다 나에 대한 실망이 컸다. '난 여기까지인가'란 생각에 괴로웠다"고 말했다. 포기할까 망설이다가도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야구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로 그 '내려놓기'가 신본기를 바꿨다.

"20대 땐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항상 조급했어요. 서른이 되니 '남은 시간만큼은 후회 없이 하자'는 맘이 커졌습니다. 부담을 내려놓으니 공도 잘 맞더라고요."

패스트볼에 약해 볼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했던 그는 이제 적극적 배팅으로 안타를 만든다. 작년 마무리 캠프, 올해 스프링 캠프에서도 타격 훈련에 집중했다.

야구팬 사이에서 신본기는 '선행왕'으로 통한다. 프로 입단 계약금(1억2000만원) 일부를 모교인 경남고·동아대에 기부했고, 연봉 3000만원을 받던 2013년에도 500만원을 동아대에 쾌척했다. 2013년부턴 매월 보육원에 기부하고 틈날 때마다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준다. 신본기는 "내가 야구를 하는 건 많은 분의 도움 덕분"이라며 "그에 대한 내 나름의 보답이다. 특별한 일이 아닌데 '기부 천사' 소리를 듣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사랑의 골든글러브(선행에 앞장선 선수·구단에 주는 상)'를 받고는 "야구를 잘해서 다음번엔 정식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본기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난 야구 선수고, 야구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두 가지다. 훗날 야구 재단을 만들어 후배 선수 돕기. 다른 하나는 '롯데의 신본기'로 야구 팬 기억에 남는 것이다. "이승엽·이대호 같은 스타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신본기 같은 선수도 있어야죠(웃음). 타고나진 않았지만, 뒤늦게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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