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생 단체 대자보 수사, '민주화' 운동권의 反민주 행태

조선일보
입력 2019.04.16 03:19

경찰이 대통령과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인 대학생 단체를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대자보가 발견된 지역마다 경찰관들이 동원돼 대학생 집에 영장도 없이 무단 침입하고, CCTV와 납세 기록을 뒤져 개인 정보를 빼냈다. 어떤 경찰관은 대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집을 알고 있다' '바로 잡으러 갈 수 있다'고 겁을 줬는가 하면, 심지어 '대자보 붙이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경찰의 이 행태 자체가 심각한 범죄다. 이것이 이른바 민주화 운동 했다는 정권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다.

대자보는 만우절인 지난 1일 대학과 국회, 대법원 등에 붙인 것이다. '김정은 편지'를 흉내 냈지만 소득 주도 성장, 탈원전, 미세 먼지, 대북 정책 등 현 정부의 정책 잘못을 풍자하는 내용이다. 예컨대 "평화·친환경·인권·시민 등 아름다운 용어를 사용하고 상대를 무조건 막말, 적폐, 친일로 몰아라"고 했다. 정권 행태를 반어법으로 꼬집은 것이다. "남조선 국군은 무력화됐고 언론은 완전히 장악됐으며 적폐 세력을 지키는 마지막 방패인 삼권분립의 붕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대목도 있다. 과장돼 있지만 지금 이 나라 현실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수사는 범죄 혐의가 있을 때 해야 한다. 경찰은 처음엔 "국보법 위반"이라고 하다가, 풍자라는 걸 알게 되자 대통령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를 검토한다고 한다. 정부 정책 비판이 어떻게 명예훼손이고 모욕이 되나. 경찰은 "옥외광고물 불법 부착"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어떻게든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권에선 '사실'을 말해도 정권 귀에 거슬리면 처벌을 받는다.

이 정권의 대선 여론 조작 사건이 벌어지자 경찰은 핵심 관련자들의 휴대폰조차 압수하지 않았다. 사실상 정권 변호인 노릇을 하며 증거인멸을 방조했다. 민노총이 관공서를 22차례나 무단 점거했는데도 대부분 수수방관했다. 현장에서 연행한 경우는 4번뿐이라고 한다. 민노총이 사람을 피투성이로 만들고 심지어 경찰서에서 폭행을 가해도 개입하지 않았다. 민노총은 경찰 조사를 받고 나와 그 경찰서에서 인증샷도 찍었다. 그래놓고선 대학생들이 정권 비판을 하자 입을 막으려 하고, 민간인 사찰을 하고, 무단 침입을 하고, '잡으러 간다'고 한다. 가관인 것은 이런 사람들이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내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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