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도소에 우표 반입 금지한 운영지침 정당”

입력 2019.04.15 06:10 | 수정 2019.04.15 08:20

모 교도소에서 교도관이 순찰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조선DB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우표를 동봉하지 못하게 한 운영지침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도소 내에서 우표가 사실상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상황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반입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한 결정이라는 취지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한 교도소 수용자인 A씨가 자신이 수용돼있는 교도소 소장과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차입물품(우권) 지급불허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사기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지난해 3월부터 수감생활을 했다. A씨의 가족은 편지에 별도의 우표를 동봉해 A씨에게 보냈다. A씨가 수용돼있던 교도소의 소장은 ‘수용자 교육교화 운영지침’에 근거해 우표를 A씨의 가족에게 반송했다. 이 지침 제 20조 제4항은 "(교도)소장은 서신에 전자물품, 다과, 의약품, 우표 등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물품이 들어 있는 경우 수용자에게 그 사실을 고지한 후 발송인에게 반송하고, 반송이 얼운 경우에는 영치 하여야 한다. 다만 영치가 부적당한 경우에는 수용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 폐기한다"고 돼있다.

반면 관계법령인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과 시행규칙에는 우표가 반입금지물품으로 명시돼있지 않다. 형집행법 제27조 제1항에는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만 예외적으로 수용자에 대해 금품 교부를 불허하도록 규정돼있다.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22조 3항에는 △통상적인 검사장비로 내부검색이 어려운 물품 △음란하거나 현란한 그림·무늬가 포함된 물품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심리적인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물품 △도주·자살·자해 등에 이용될 수 있는 금속류, 끈 또는 가죽 등이 포함된 물품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높은 가격의 물품에 대해 교부를 허락하지 않도록 했다.

A씨는 교도소장이 가족이 보낸 우표를 자신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는 "형집행법 시행령, 시행규칙에는 우표를 교정시설 반입금지물품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음에도 운영지침에 우표를 반입금지물품으로 규정한 잘못이 있다"며 "교도소장의 처분은 수용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며,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수용자 교육교화 운영지침’이 위법한 조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용자가 아닌 사람이 수용자에게 금품을 교부하려는 경우에 형집행법과 시행규칙에 따라 이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외부인이 수용자에게 보낸 편지에 다른 물품이 동봉돼있는 경우에도 위 조항들에 근거해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 "우표가 상위법령에 허가 제외 물품으로 명시돼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표를 명시한 운영지침 조항 자체가 상위법령의 허가 제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우표 반입을 허용하지 않도록 정한 것이므로, 이 운영지침 조항이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은 위법한 조항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현금 반입이 제한돼있는 교정시설에서 우표가 사실상 현금처럼 쓰이기도 하는 현실에서 교도소장이 질서유지를 위해 우표 반입을 제한했을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용자들 간 또는 수용자와 외부 수발업체(교정시설 수용자들의 수용생활을 돕기 위해 각종 물품을 발송해주고, 용역을 수행해주는 업체) 간의 결제 수단으로 우표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현금과 마찬가지로 우표의 무분별한 반입·소지를 제한함으로써 교정시설의 질서를 유지할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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