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탄 마음 달래주려… 속초에 관광객이 돌아왔다

입력 2019.04.15 03:00

산불 발생 열흘 만에 다시 활기
"주민 피해 뉴스 보고 주말 여행"

"산불 때문에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야 웃음이 나네요."

14일 강풍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이달 초 발생한 대형 산불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도우려는 관광객들이 주말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몰린 것이다. 속초시는 지난 4일 발생한 산불로 주택 수십 채가 불타며 이재민이 속출했다. 특히 산불 소식이 알려지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2차 피해까지 입었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언론 등이 나서 '동해안 여행은 곧 기부'라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일주일 만에 지역 경기가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14일 오후 강원 속초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활기 되찾은 속초수산시장 - 14일 오후 강원 속초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4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한때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이 끊겼으나 지역을 살리자는 뜻이 모아지면서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상인들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상인들은 메밀전과 닭강정·새우튀김 등 관광객을 위한 시식 음식을 가판에 진열하며 손님맞이를 위해 분주히 손을 놀렸다. 건어물 가게에선 조금이라도 값을 깎기 위한 손님과 상인 간의 실랑이도 쉽게 목격됐다. 이날은 실랑이도 좋은 듯 상인과 손님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닭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김미현(55)씨는 "산불 발생 이후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주말과 평일 할 것 없이 뚝 끊겼었다"며 "국민이 이렇게 힘을 모아 주시니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과 청초호 유원지 등 지역 대표 관광지에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음식점은 종일 관광객들로 붐볐고, 속초 시내와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오가는 갯배도 관광객을 태우고 부지런히 오갔다. 청초호 유원지와 대포항·동명항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 봄기운을 즐겼다. 이날 원주에서 속초를 찾은 정진욱(34)씨는 "산불 피해로 속초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주말여행을 오게 됐다"면서 "관광객들이 더 많이 이어져 화마가 남긴 상처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에도 봄 바다를 구경 온 행렬이 이어졌다. 아내와 함께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이근수(35·경기 수원)씨는 "걱정과 달리 강릉 주요 관광지는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동심곡바다부채길도 걷고, 자동차로 헌화로를 달리며 드라이브도 즐기며 모처럼 아내와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고 말했다.

강릉 주문진도 단체 관광객들이 대거 찾으며 수산시장을 잇는 진출입 도로로 차들이 몰렸다. 주문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건회(45)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거리에서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이번 주엔 단체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면서 거리 전체가 북적이고 있다"며 "예년에 비해선 매출이 절반가량 줄었지만, 뚝 끊겼던 관광객들의 발길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관광업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오는 19일 서울역 오픈콘서트홀 등에서 '다시, 동해로!(Again, Go East!)'를 주제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 내방 호소문'도 발표한다. 이번 캠페인엔 최문순 도지사를 비롯해 동해안 6개 시·군 시장과 군수, 상인회, 번영회, 관광 관련 단체와 기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또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봄 여행 주간(4월 27일∼5월 12일)엔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속초·고성·강릉·동해 등 산불 지역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와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산불 피해 지역이 관광 위축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와 합동으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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