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쯤 대북특사 파견… 정의용·서훈·이낙연 거론

조선일보
입력 2019.04.13 01:25 | 수정 2019.04.13 03:12

이달말 남북정상회담 추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12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대북(對北)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일부에선 이낙연 국무총리도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한·미 간 공감대를 이뤘다고 보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방안이 사실상 결정됐다"며 "미·북 간 비핵화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귀국하면 북한과 본격적으로 접촉할 예정"이라고 했다. 남북 간 특사 파견 논의에는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전부장 간 연락 채널이 가동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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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확대회담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핵심 참모들과 함께 확대 정상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하고 있다. 확대 회담은 59분 동안 진행됐다. /뉴시스

대북 특사로는 작년 3월과 9월 두 차례 특사로 방북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다시 선발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특사단원으로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다시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작년 9월 '2차 대북 특사'를 파견할 때도 1차 때와 같은 특사단을 구성했다. "논의의 연속성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특사단도 동일한 인사들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여권(與圈) 일각에선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정부 최고위급 인사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특사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북·미 간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뜻을 강력히 전달해야 한다. 이 총리가 적임자"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특사 대상이나 규모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문 대통령 귀국 이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대북 특사를 통해 판문점 회담 1주년인 4월 27일 전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5월 말 판문점 미·북 정상회담을 연쇄적으로 가질 경우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 회담에서도 이 같은 생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응하지 않고 있어 특사 파견과 남북 정상회담이 제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빅딜'을 재차 강조하면서 북한이 수용할 만한 '비핵화 조건'을 도출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청와대가 비핵화 담판의 절충안으로 고안한 '굿 이너프 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며 "이대로는 미·북 어느 쪽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입장을 알려달라"고 한 것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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