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꼴 그만보고 나오라" 박지원, 孫에 손짓

조선일보
  • 원선우 기자
    입력 2019.04.12 03:07

    朴 "새집 짓자" 호남신당론 띄워… 孫 "당 해체는 어림없는 소리"
    朴·孫, 주말에 만나 거취 논의… 바른정당계 "호남파 나가주면 생큐"

    4·3 보궐선거 이후 내분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11일 당초 예정한 휴가를 취소하고 당에 복귀했다. 그는 이날 당내에서 제기되는 '분당론'에 대해 "우리 당을 해체하자는 건 어림없는 소리"라며 "극좌·극우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그리로 가라"고 했다.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불참으로 반쪽이 된 최고위 체제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孫 "분당은 없다"지만…

    손 대표의 '정면 돌파' 의지에도 당 상황은 손 대표 바람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과 민주평화당이 결합해 신당(新黨) 창당을 모색하는 물밑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평화당의 박지원 의원은 이날 손 대표에게 "지금 험한 꼴 다 당하고 있다. 이 꼴 저 꼴 보지 말고 빨리 나와서 집을 새로 짓자"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손 대표는 이번 주말 박 의원과 회동해 현 정국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유성엽 의원도 전날 "최근 손 대표를 만나 막걸리를 마셨는데 '제3 세력' 결집에 대해 생각이 거의 같다"고 했다. 박·유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당 대 당 통합보다는 신당 창당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주말에 손 대표를 만날 것"이라며 "손 대표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당사 등 자산을 다 주고 나와서 새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당내에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극좌·극우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그리로 가라”고 했다.
    당내에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극좌·극우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그리로 가라”고 했다. /연합뉴스

    현재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은 박주선·주승용·김동철·김관영·정운천·권은희 의원 등 6명, 손학규계로는 이찬열 의원이 있다. 여기에 평화당 의원 14명, 바른미래당 당적이지만 평화당에서 활동하는 박주현·장정숙 의원(비례),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을 합치면 최다 25명 규모의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는 것이 두 당 내 '호남 신당파'의 계산이다. 평화당은 최근 신당에 찬성하는 박주선·김동철 의원뿐 아니라 바른정당계 정운천 의원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 대표 측은 "당을 살려야지 무슨 신당이냐"고 했다. 주승용·이찬열·김관영 의원 등도 "가능성 없는 소리"라고 했다. 정운천·권은희 의원 등도 회의적이다.

    ◇갈수록 확산되는 분당설

    문제는 바른정당계의 손 대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승민계뿐 아니라 안철수계도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엔 안 나간다. 손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계인 이태규 의원과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최근 안철수계 지역위원장 30여명과 회동하며 '손학규 사퇴론'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선 손 대표 사퇴 후 '안철수·유승민 공동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호남 중심의 신당 추진 움직임에 대해 바른정당계는 "'호남파'가 제 발로 나가주면 고마운 일"이라는 반응이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그렇게 되면 유승민·안철수 통합 당시의 '합리적 보수' 이념을 지킬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양 계파는 결국 자유한국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하느냐를 놓고 충돌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근 유 의원이 "변화가 없는 한국당으로는 안 간다"고 한 데 대해 주변에선 "한국당이 변하면 가능하다는 뜻 아니냐"고 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수도권 지지율이 계속 저조하면 바른미래당과 같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안철수 전 의원은 귀국하면 유승민 의원과 함께 한국당과 통합할 것"이라며 그 틈을 파고들었다. 안 전 의원 측은 "박 의원 예언은 맞은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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