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남편이 사면 급등, 팔면 급락… 족집게 주식 투자

입력 2019.04.12 03:02

재판 맡았던 OCI 계열사 주식, 호재·악재 타이밍 정확히 맞춰
野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작전세력 패턴" 금융위 고발 추진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35억원대 주식을 보유해 논란이 일고 있는 이미선〈사진〉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에 대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11일 금융위원회 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으로 2017년 자진 사퇴했던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처럼 이 후보자 측도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정치권이 제출할 진정서를 받아본 다음에 정식 조사에 들어갈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향후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금융위가 직접 할 수도 있고, 감독 당국인 금감원에 맡길 수도 있다. 지명 25일 만에 자진 사퇴했던 이유정 전 후보자는 금감원 조사를 거친 뒤 지난 3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미선 남편 '내부 정보 활용 의혹' 추가 제기

이 후보자는 자신과 남편이 주식을 가진 OCI 계열사 이테크건설의 재판을 담당했고, 판결 이후 주식을 추가 매수해 이득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에 따르면 오 변호사는 OCI 계열사인 삼광글라스의 중요 공시와 공정위 적발 등을 전후해 주식을 집중 매수하거나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 변호사는 삼광글라스가 계열사 군장에너지와의 유연탄 공급 계약을 공시하기 직전인 2017년 12월 21~28일에 삼광글라스 주식을 9000주가량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광글라스는 12월 28·29일 군장에너지에 유연탄 256억원어치를 공급하겠다고 공시했다. 공시 발표 후 주가 급등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 변호사는 군장에너지 상장설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던 작년 3월 중순 보유 중이던 삼광글라스 주식 2700주를 팔았다. 2주 뒤 한국거래소가 삼광글라스 주식에 대해 거래 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오 변호사는 4월 4일부터 이 회사 주식 1만주가량을 다시 사들였다. 야당은 "거래 정지 전에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거래 재개 후 폭락한 주식을 다시 담는 것은 전형적인 작전 세력 패턴"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금융위에 수사 의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정치권의 진정서를 받아본 다음 정식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조사에 착수한 이후 혐의가 포착되면 검찰 수사 의뢰 등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남편 오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제 연봉은 세전 5억3000만원가량으로 지난 15년간 소득의 대부분을 주식에 저축해 왔다'며 '불법적 방식으로 재산 증식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부동산 투자보다 주식 거래가 건전한 방법'이라고도 했다.

◇여권에서도 '자진 사퇴' 요구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 후보자가 즉각 사퇴하거나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소위 '조·조 라인(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이제 정말 퇴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범여권에서도 '부적격'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평화당은 "고르고 고른 헌법재판관 적임자가 투자의 귀재인 이 후보자냐"고 했다. 정의당은 "이 정도 주식 투자를 할 정도라면 본업에 충실할 수 없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성명을 내고 "사회적 소수와 약자의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할 헌법재판관이 과도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국민 정서와 상당한 괴리가 있다"며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 내에선 "이 후보자의 주식 투자가 국민 법 정서에 어긋나는 것은 사실"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판검사는 주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여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어렵다'는 기류가 우세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 후보자에 대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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