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똑같은 실패 반복되는 인사, 결국 대통령 문제 아닌가

조선일보
입력 2019.04.12 03:19

10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은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헌법재판관이 되겠다는 판사가 자신이 맡은 재판과 관련 있는 기업 주식에 24억원을 투자했다. 이 후보자 남편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주요 공시를 전후해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팔았다고 한다. 부부의 주식 거래 횟수는 수천 번에 이른다고 한다. 이 후보자는 "남편이 다 했다"며 자신은 모른다고 했다. 전 재산을 25억원 재개발 투자에 넣고 "아내가 해서 모른다"던 전 청와대 대변인과 판박이다. 불과 얼마 전 납득할 수 없는 후보자들이 장관이 되겠다고 나선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분노했던 국민은 고장 난 레코드가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후보자 당사자보다 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청와대가 문제를 체크하고도 버젓이 국민 앞에 후보자를 내놓았다는 점이다. 재작년에 주식 문제가 있는 변호사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내세웠다가 낙마한 경험까지 있는데도 그렇게 했다. 청와대는 "공직자 7대 비리 배제 원칙과는 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장관이 집 3채 있는 게 뭐 문제냐"던 청와대 말과 다르지 않다.

이제 국민은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현 정부에서 인사 검증 실패로 중도 사퇴한 차관급 이상이 10명을 넘어섰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인사 실패가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것을 보니 실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청와대 인사수석이 자기 재판과 관련 있는 기업 주식에 투자한 사람을 헌법재판관 적임자로 추천하고, 민정수석이 그래도 좋다고 판단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정상적 판단 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볼 수밖에 없다. 이들이 그런 바보가 아니라면 거역할 수 없는 누군가의 지시를 따랐을 것이다. 청와대에서 그 사람은 인사권자인 대통령 외에 다른 누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이 '우리법연구회' '민변' 출신을 '우리 편'이라고 낙점하면 검증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되는 듯하다. 대통령은 "청문회에서 고생한 사람이 일을 더 잘한다"고 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 반대는 무시하는 정권이 이상하게도 정의당이 안 된다고 하면 낙마시킨다. 대통령이 잘못된 인사를 하면 국민은 6석 정의당을 쳐다봐야 하나.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 너무 많고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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