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서울공항을 출발,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개별 접견한 후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노이 회담 이후 중단된 미·북 간 대화를 재개할 것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미국으로 떠나는 날에도 미국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강조했다. 더구나 이날 단독 회담에 이례적으로 양 정상의 부인이 배석하면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얘기할 시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정상회담 시간도 2시간 남짓이어서 비핵화 문제와 관련된 담판이 충분히 이뤄질지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 시각) 미 상원 청문회 답변에서 "미국 정부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고 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계속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포괄적 비핵화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중재안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대한 압박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등을 만나 중재안을 설명할 방침이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불렀는데, 김정은에 대해서도 같은 표현을 쓰겠는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내가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김정은을 수차례 만났던 협상 당사자가 그를 '독재자'라고 칭할 정도로 대북 기류가 강경해진 것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로 미·북 대화가 재개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