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3 보선 민심 깔아뭉개고 문제 장관들 또 강행 임명

조선일보
입력 2019.04.09 03:18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 김연철 통일 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김 통일 장관은 마치 북한 김정은을 위해 일하는 관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입에 담기 민망한 욕설을 아무에게나 공개적, 상습적으로 했다. 박영선 장관도 야당 시절 장관 후보자들을 향해 지적했던 문제점들이 자신에게서 그대로 드러난 내로남불 지적을 받았고, 그걸 감추기 위해 자료 제출까지 거부했다. 또 박 장관은 야당 의원으로서 강력하게 비난했던 대기업들로부터 변호사인 남편이 소속된 로펌이 거액의 소송 의뢰를 받았다는 의혹이 새로 추가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 논란이 벌어진 이후 국토교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을 때, 그리고 이날까지 단 한마디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 속으로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과거엔 "인사청문회 때 시달린 장관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는 말까지 했다. 이번에도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행정·정책 능력을 잘 보여달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 지적에 완전히 귀를 닫고 있으면서 '소통'한다고 한다.

지난 3일 치러진 다섯 곳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단 한 곳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한 곳은 후보도 내지 못했고 심지어 호남 지역에서도 패했다. 불과 1년여 전에 지지율이 하늘을 찌를 듯하던 정권이 왜 이렇게 됐는지 반성하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는다. 민주당은 '졌지만 득표율이 늘었다'고 자랑하고 대통령은 오기 인사를 밀어붙인다. 청와대 수석은 "장관이 집 세 채 가진 게 뭐가 문제냐"고 했고, 비서실장은 국회 탓을 했다.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장관급 공직자 강행 임명이 이 정권 들어 벌써 10명이 됐다. 전 정부에선 4년간 10명이었는데 문 정부에선 2년도 되기 전에 그 숫자를 다 채웠다.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나는 정의롭다'는 자기 환상 속에 살고 있다. 남은 3년 동안에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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