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을 감시하기 위해 급파된 미국 해안경비대(USCG) 소속 버솔프함(4500t급)이 6일 부산 작전 기지에 입항했다.
지난달 말 제주민군복합항에 입항해 우리 해경과 대북 제재 위반 선박에 대한 검문검색 연합 훈련을 실시한 지 약 1주일 만이다.
외교 소식통은 7일 "버솔프함이 한반도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뜻"이라며 "미국이 제재 위반을 일삼는 북한과 이를 묵인하는 주변국들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버솔프함의 부산 입항은 승조원 휴식, 물자 보충을 위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달 제주 입항 때처럼 연합 훈련은 예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버솔프함이 1주일 만에 다시 한국 항구에 정박한 것 자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외교 소식통은 "버솔프함은 미국의 철저한 제재 이행 의지를 상징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제재 완화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에 대한 우회적 경고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고 했다.
현재 부산 감천항엔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해 최소 4300t의 경유를 북한에 공급한 혐의로 한국 국적 선박이 6개월간 억류돼 있다.
앞서 버솔프함은 지난 1월 모항(母港)인 캘리포니아 앨러미다 해군기지를 떠나 지난 2개월여 간 한반도 주변을 순찰하며 대북 제재 위반 선박을 감시·적발해왔다. 미 본토 연안 경비를 임무로 하는 해안경비대 경비함이 동아시아까지 이동해 작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 감시망을 강화하기 위해 '연합 해상 작전'에 나서는 등 공조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6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지난달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 자위대와 연합 작전을 펼쳐 불법 환적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유조선 '새별'과 정체불명의 선박을 적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해상자위대와 영국 해군이 연합해 제재 위반 혐의의 북한 선박을 적발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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