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창원성산 선거, 애국당 표 왔으면 이길 수 있어"...당 내부서도 "통합이 우선 과제"
"중도층 확장에 부정적일 수도" 일각 우려도
4⋅3보궐선거 경남 창원성산에서 근소한 표차로 진 자유한국당 내에서 '보수 통합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치러진 선거에서 창원성산 정의당 여영국 당선자와 강기윤 한국당 후보의 표차는 504표에 불과했는데, 대한애국당 진순정 후보 득표수는 838표였다. 만약 애국당 진 후보가 불출마하고 한국당이 표를 모두 가져갔다면 승패가 뒤바뀌는 결과다. 또 창원성산에서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는 3334표를 얻었다. 만약 바른미래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한국당이 선거를 이겼을 가능성도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방송 '신의 한수'에 출연, "이번 창원성산 선거에서 대한애국당이 얻은 표가 저희에게 왔으면 이길 수 있었다"며 "우파는 통합해야지만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한국당 관계자도 "이번에 창원 성산에서 보수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이 3.5% 이상을 득표했다"며 "바른미래당 일부와 통합도 상정해 볼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애국당과 통합할 경우 보수 표 확장에 확실히 도움이 되고, 바른미래당까지 합칠 경우에는 그 시너지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진보 단일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국당 내에선 '보수 통합'을 추진해야 할 이유로 꼽고 있다. 이번에 창원성산에서 바른미래당 이 후보는 득표율 3.57%, 민중당 손석형 후보는 3.79%를 각각 득표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에 민중당 손 후보는 정의당과 민주당의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했다. 만약 진보 진영이 민중당까지 포함하는 단일화에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우리로선 바른미래당이 갖고 있는 보수표를 모두 가져올 정도의 확장이 있었어야 이길 수 있었다는 얘기"라고 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보수 통합의 '순서'와 '효과'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강경 보수 정당과의 통합만 강조될 경우 오히려 '중도층 확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내년 총선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보수 통합은 중도층 확장과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과거 보수 진영이 이겼던 선거는 '통합'부터 이뤄 내부를 단단하게 하고 난 뒤 중도층으로 확장한 경우가 많았다"며 "중도층 확장이 먼저냐, 보수 통합이 먼저냐고 할 때는 보수 통합부터 고려가 되는 것이 순서에는 맞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