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사진〉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3일(현지 시각) "북한과 미국 사이 긴장감이 고조돼 2017년 불거졌던 전쟁 위기설은 진짜였으며, 미국은 북한에 대한 모든 군사적 옵션을 고려했었다"고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당시는 전쟁이 임박한 위기 상황이었다. (북한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메커니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했다"며 "백채널(물밑 채널)조차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고 우리는 그들(물밑 채널 대상자)이 북한 김정은과 제대로 접촉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2017년엔 북한 김정은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과 핵실험에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경고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전쟁) 위험 신호를 알아보는 여러 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이 해외 공관의 자국민 철수"라며 "당시 서울에 있던 외국 대사관들은 대단히 심각하게 이를 고려했었고, 유엔사령부를 넘어 미국 측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그런 (위기) 단계를 지나갔지만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갈 뻔했던 오해들로 인해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지난달 스탠퍼드대 강연에서도 "북한과의 전쟁 준비는 실제적이고 진짜였다(real and true)"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 한·미 연합 훈련 축소에 대해 "훈련이 과거와 같은 강도로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다소 (역량이) 저하된 부분이 있고 예리함도 예전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모든 프로의 세계에선 연습이 중요하고, 군도 예외일 순 없다"며 "당장 뇌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누가 한동안 수술 연습도 안 한 의사한테 가고 싶겠나? 그것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군사 훈련이 협상의 한 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건 근본적으로 군의 준비 태세와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비록 오늘 밤에 싸우지 않더라도 당장 오늘 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준비 태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