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촛불이 외국 관광객 유치에 도움", 이렇게 '관광 대국' 된다니

조선일보
입력 2019.04.04 03:18

적자에 허덕이다 법원 경매로 넘어간 이른바 '깡통 호텔'이 올 1분기에 237군데로, 1년 전보다 1.5배 늘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22%가 강원도 숙박 시설이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때 우후죽순 생겨났다 손님들 발길이 뚝 끊기자 줄줄이 파산이다. 지난 2월 숙박업 경기 실사 지수는 기준치 100을 훨씬 밑도는 44에 불과했다. 메르스 사태 때 이후 가장 낮다. 반면 내국인 해외여행은 열풍이다. 지난해 한국인 출국자는 2869만명인 반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34만명이었다. 우리 국민이 5100만명인데 작년 한 해 일본에 간 연인원이 754만명이다. 작년에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은 284억달러로 관광 적자가 132억달러다.

그래서 정부는 관광 전략 회의를 열고 2022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23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그래야 한다. 하지만 실태와는 동떨어진 말잔치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빈약한 나라에서 성수기면 어김없이 바가지요금이 극성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국내 여행할 돈으로 저비용 항공기 타고 일본을 가고 대만·베트남·태국 등으로 나간다. 국내 여행보다 만족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볼거리·먹을거리 등 관광 인프라에서 이들과 비교할 수 있나.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관광객 교통수단은 '우버'가 대세다. 한국엔 없다. 한국은 에어비앤비도 없다.

그런데 대통령은 관광 전략 회의에서 "우리는 관광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촛불 혁명 이후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살려낸 수준 높은 시민 의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호감이 크다"고 했다. 소득 주도 성장, 탈원전 등 대형 실책들도 촛불 운운하는 이런 어이없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다.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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