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숭배는 신성모독"…해리포터 전집 불태운 가톨릭 사제들

입력 2019.04.02 17:56 | 수정 2019.04.02 17:59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의 가톨릭 사제들이 영국의 유명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전집을 불태웠다고 BBC 등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마법을 숭배하는 소설 내용이 신성을 모독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31일 폴란드의 한 가톨릭 복음주의 재단 ‘천국으로부터 온 SMS’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해리포터 전집과 아프리카 부족이 만든 주술 가면, 코끼리 불상 등을 태우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가톨릭 사제들과 성가대 아이들은 두 손을 모으고 불에 태울 물건들을 지켜보고 있다. 불에 탄 책들은 모두 신도들이 가져온 개인 물품이었다.

2019년 3월 31일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 인근 가톨릭 재단의 사제와 성가대 아이들이 두 손을 모은 채 불에 태울 물품을 지켜보고 있다. /SMS 페이스북 페이지
이들은 마법이 신성을 모독한다는 이유로 마법과 관련된 물품들을 불에 태우는 의식을 치렀다. 재단은 해리포터 소설 속 주인공이 마법을 부려 악을 물리친다는 설정이 신이 아닌 마법을 숭배한다고 여겼다. SMS 재단은 성경 속 한 구절을 인용해 "마법을 부리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책을 가져와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불태웠다. 불에 탄 책 값을 계산해보니 은화 5만이나 되더라"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국 작가 JK 롤링이 쓴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은 5억권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재단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불에 태운 것을 비판하는 여론도 잇따랐다. SMS 재단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19세기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를 인용해 "불이 태워지는 곳에는, 결국에는, 사람도 태워질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게시글을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나치가 지식인들의 도서를 불태운 사건에 빗대는 댓글도 있었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가톨릭 교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제들의 아동 성학대를 비난하는 의견도 일었다. 한 네티즌은 "해리포터의 이름으로 강간, 살인, 강도를 저지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성경의 이름으로는 나쁜 소식이지만 있다"고 했다. 지난달 14일 폴란드 가톨릭 교회는 1990~2018년 약 382명의 사제들이 아동 성학대에 연루됐다고 밝혀 폴란드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2019년 3월 31일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 인근의 한 가톨릭 재단 사제가 ‘해리포터’ 시리즈, 아프리카 부족이 만든 가면, 그리고 코끼리 불상 등이 불에 태우고 있다. /SMS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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