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불거진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31·사진)씨가 과거 지인들에게 경찰 고위간부와의 인맥을 과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황씨는 마약 투약 등의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단 한차례 조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뒤늦게 내사(內査)를 벌이고 있다.
일요시사는 2일 황씨와 지인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경찰이 황씨를 비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2015년 12월 자신의 마약 혐의와 관련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될 때 쯤 지인에게 "어머니와 심하게 다퉜다"고 토로했다. 황씨는 지인에게 "사고 치니까 (어머니가 화나서)... 그러면서 뒤에서 뒷처리는 다 해준다. (사고치고 다니니까 어머니는) 내가 미운 거지 뭐… 나한테 사기치는 애들이 많잖아"라고 했다.
일요시사는 또 황씨의 지인 인터뷰를 통해 황씨가 지난 2015년 8~9월 악성 댓글을 단 블로거와 명예훼손 소송을 벌일 때 경찰서장실에서 조사를 받고 왔다며 SNS에 서장실 사진까지 올렸다가 내린 적 있다고 보도했다.
황씨의 또 다른 지인은 이 매체에 "자신(황하나씨)을 비난한 블로거가 부장검사와 친분이 있다는 소식을 듣자, 황씨는 ‘우리 외삼촌과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베프(베스트프렌드)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황씨 어머니 홍영혜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3남 2녀 중 막내딸이다. 현재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황씨의 외삼촌인 것이다.
남양유업 측은 이날 황씨의 마약 관련 의혹에 대해 "황씨와 그의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황씨가 2009년과 2015년 필로폰과 대마 등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으나 경찰이 단 한차례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씨의 마약 혐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