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정권 핵심에게 훈장은 뭐며, 손혜원 부친 기록은 왜 감추나

조선일보
입력 2019.04.02 03:19

보훈처가 1일 '김원봉 독립운동 업적'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명목은 학술 토론회였지만 보훈처가 김원봉을 독립 유공자로 지정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인 것이 명백하다. 실제 토론회에선 "남한 정부가 먼저 월북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상훈을 개방하면 통일 대한민국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 "북한 정권에 기여했더라도 숙청 등으로 북에서 배제된 자들은 공적을 평가해줄 필요가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 보훈처는 당초 토론회를 비공개로 하려다 "김원봉 훈장 프로젝트를 날치기로 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자 공개로 바꿨다고 한다.

김원봉은 항일 무장 활동을 했지만 해방 후 자진 월북해 김일성 곁에서 북한 정권 수립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부위원장 등을 지냈고 6·25전쟁 전후에 남파 간첩 훈련 지휘를 맡았다는 기록도 있다. 북한의 남침으로 국토와 인명이 초토화됐다. 김원봉에게 훈장을 주자는 것은 우리 집 자식을 죽인 사람이 과거에 선행을 했으니 상을 주자는 것과 같다.

느닷없이 김원봉 훈장 문제가 불거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본 영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야당 시절 김원봉 소재 영화를 보고 "마음속으로나마 독립 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현 정권 들어 보훈처 자문 기구가 '김원봉 재평가'를 권고하더니 피우진 처장은 국회에서 '서훈 가능성'을 공개 언급했다. 이어 토론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우호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남침으로 수십만 우리 국민을 살상한 책임자가 우리 훈장을 받게 될 판이다.

피우진 처장은 손혜원 의원 부친 독립 유공자 지정과 관련한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를 계속 묵살하고 있다. 야당은 경찰 자료를 근거로 '손 의원 아버지가 간첩 활동 전력이 있다'며 관련 기록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피 처장은 "개인 정보"라며 거부하고 있다. 손 의원 아버지는 공산당 활동을 했던 이력 때문에 여섯 차례나 보훈 심사에서 탈락했는데 지난해 유공자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피 처장이 직접 손 의원을 사무실로 찾아가기까지 했다. 훈장은 국민이 주는 것으로 대통령이나 정부는 대행할 뿐이다. 보훈처는 손 의원 부친의 관련 기록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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